"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이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표현을 써 연일 논란이 되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은 오늘(12일) 페이스북에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 유가족과 서울대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뒤 "책임을 지고 오늘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전했습니다.
구 처장은 "지난 6월 26일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근무 중에 유명을 달리하신 이OO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며 운을 뗐습니다. 이어 "제가 이루 헤아리기는 어렵겠지만 상실감과 황망함에 힘들어하시는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께서는 살아있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를 재차 일깨워주고 가셨다"고 전했습니다.
"노동 환경을 둘러싼 뿌리 깊은 학내 갈등이 그것(숙제)"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는 물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절실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해본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구 처장은 이어 "최근 며칠 사이 이들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지만 제가 던진 날카로운 말은 더 가시 돋친 말이 되어 돌아왔고 또 다른 갈등이 골이 생겼다"며 "저는 그 책임을 지고 오늘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에 계신 분들도 저와 같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조만간 이루어질 서울대학교의 공정한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루는 데 모두의 노력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한다"며 "다시 한 번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앞서 구 처장은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 이모 씨에 대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역겹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망언”이라며 “공격과 혐오에 기반한 가해적 표현"이라고 날 선 비판을 했습니다.
구 처장은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말은 정치권을 두고
구 처장은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서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총장님이 사표를 반려하시더라도 이쯤에서 안 하는 쪽으로 빠지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