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주차 전화하자 "할머니 바꿔드릴게요" 생면부지 9살 번호 쓴 BMW차주

초등생 "이거 차 빼 달라는 전화죠?"
할머니 "이런 전화 1000통 넘게 받아"

↑ 무단 주차한 BMW 차주가 자신의 번호 대신 다른 사람의 번호를 적어두고 간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빌라에 무단 주차를 한 BMW 차주가 자신의 번호가 아닌 남의 번호를 적어둔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BMW 차주가 자신의 번호 대신 쓴 전화번호는 초등학생 2학년이 실제로 사용 중인 번호였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1일 '참을 수 없는 역대급 무개념의 BMW 차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사건의 발단은 어젯밤"이라며 "제가 살고 있는 소규모 빌라 추자장은 앞뒤로 2줄 양옆으로 2줄 총 4구획이고 딱 4명의 차주가 이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빌라 주차장의 구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제 밤늦게 귀가하는데 BMW가 뒤를 비운 채 앞쪽에 주차돼 있어 차를 빼 달라고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더라"고 전했습니다. 글쓴이는 "피곤하기도 하고 주말이기도 해서 그냥 집 앞에 노상 주차를 하고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밥을 먹으려고 집을 나섰는데 아직도 BMW가 주차 돼 있었고 밥을 먹고 집에 돌아왔을 때도 그대로 였다"라며 "다시 전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글쓴이는 "그런데 전화 목소리가 좀 이상했다. 어린 아이였다"며 전화를 받은 어린아이가 "여보세요? 네 이거 차 빼 달라는 전화죠? 할머니 바꿔드릴게요"라고 전했다는 겁니다. 글쓴이에 따르면 전화를 건네 받은 할머니는 "우리가 엄청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항상 지금 같은 상황에 차를 아무 곳에 대어 놓은 다음 이 전화번호를 적고 가버린다"고 전했습니다.

할머니는 "지금 같은 내용의 전화를 오랜 기간 동안 1000통은 받은 듯 하다"며 "이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죄 없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애"라고 말했습니다.

글쓴이는 "거짓말의 느낌은 아니었다"며 "지금 전화 온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미리 정확히 알고 계셨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고 해당 차량이 BMW라는 사실도 모두 알고 계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초지종을 들은 저는 죄송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은 뒤 동네를 빙빙 돌며 노상주차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며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글쓴이는 댓글을 통해 오늘(12일) 오전 9시 58분 기준 "아직도 차를 안 빼놓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1000번도 넘게 시달렸을 초2 아이가 무슨 죄냐", "이런 부류는 처음 본다", "진짜 상상초월" 등 차주를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