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김씨는 겁 많은 사람, 일 커지자 당황"
116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가자 수산업자' 김 모(43) 씨가 경찰에 "유력인사들에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한 이후, 수사가 시작되자 추가 진술을 거부하는 모습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이 불리한 처지에 놓여 그동안 관리해왔던 인사들에게 일종의 '구명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평소 김씨의 언행과 행동 등을 고려할 때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충동적 반응'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앞서 '오징어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던 김씨는 사건 송치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1일 경찰에 현직 검사 등 유력인사들에 금품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추가 범죄로 의심되는 다른 상황을 포착한 경찰이 정식 수사 절차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씨는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어 추가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사건이 송치된 이후 현재까지 구치소 접견을 거부하며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은 지난 5월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수감 중인 김씨에 대한 조사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씨의 이런 행동이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금품 제공 사실을 얘기함으로써 거론되는 유력인사들에 자신을 도와달라는 일종의 구명 요청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평소 유력인사들에 선물을 주고 나서 사진을 남긴 것은 이를 빌미로 나중에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씨가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는 점에 대하여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는 결국 검찰이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해 검찰과 '거래'를 해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먼저 말을 해놓고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점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구명을 위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이판사판' 심정으로 폭로전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씨의 주변인 중에는 평소 자기과시가 강했고 감정적이었던 모습이 자주 포착되었던 김씨의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계획적 폭로보다는 충동적 행위였을 가능성이라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씨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평소에도 자기가 장관 등 여러 유명인사를 알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었다"며 "본인 의전을 제대로 안 해준다는 이유로 갑자기 난동을 부리는 모습 등을 보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인사는 "김씨는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그가 특별한 생각 없이 금품공여 사실을 경찰에 얘기했다가 일이 커지자 당황해 입을 닫고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사건이 주목받으면서) 지금은 '멘붕'(멘탈붕괴) 상태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전 서울남부지검 이모 부장검사와 직위해
현재까지 입건자 외에도 김씨에게 선물 등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람은 '포르쉐 무상 제공' 논란 속에 최근 사직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최소 28명 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