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모레부터 수도권에는 새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데, 방역 조치가 너무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치도 안 된다면 '외출 금지'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이혁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0 】
곳곳에서 감염 소식이 잇따르고 있어요?
【 기자 】
프로야구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오늘도 잠실과 광주 경기가 전면 취소됐습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학교와 동호회 등 집단감염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시청자 분들도 주변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예전보다 자주 듣고 계실 겁니다.
【 질문1 】
수도권 4단계 시행하면 막을 수 있을까, 그런데 4단계 조치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사항이 적지 않아요?
【 기자 】
당장 월요일부터 수도권 4단계 시행이죠.
오는 25일까지 2주 동안인데, 그 사이 잡은 저녁 약속은 줄줄이 취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불만은 이런 겁니다.
점심 시간에는 칸막이를 세웠거나 테이블 간 1미터 거리두기를 했어도 맛집에 줄을 서고 식당이 꽉 찬다는 거죠.
그동안처럼 오후 6시 이전까지는 4인 모임까지 허용되니, 저녁때만 2인 만남까지만 허용하는 게 소용이 있겠느냐는 의문입니다.
【 질문2 】
실내스포츠 시설에서 러닝머신도 속도를 제한하고 노래도 빠른 노래를 틀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 기자 】
음악속도를 100~120bpm으로 유지하라는 지침은 새 거리두기 3단계부터 적용합니다.
(어느 정도 속도죠?)
이 노래보다 빠르면, 그에 맞춰 운동을 하면 숨이 더 가빠지겠죠.
그래서 속도를 제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러닝머신 속도도 시속 6km 이하로 하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영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동안 실내체육시설은 대유행이 올 때마다 문을 닫아야 했었죠.
새 거리두기 골자는 영업은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 질문3 】
그러면 4단계가 가장 강력한 조치인데, 효과는 이전보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방역 당국이 정의한 4단계의 취지는 퇴근 뒤 바로 집으로 가달라, 직장과 집을 오가는 거 외에 외출은 하지 말아달라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확진자인데, 외출을 하지 않는다면 추가 감염은 없겠죠.
이렇게 감염의 고리를 끊겠다는 건데요.
이전에도 방역당국은 새 거리두기를 준비하면서 '자율과 책임 방역'을 강조해왔습니다.
강제로 막는 기간이 길어지면 사람들이 지치기 마련이고, 정부가 영업을 제한하면 손실보상금도 감당할 수 없는 탓인데요.
여기에 시설 영업 제한보다는 모임 금지 효과가 더 클 걸로 보고, 새 거리두기는 모임 금지에 방점을 뒀습니다.
【 질문4 】
이번 4단계 조치가 효과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 기자 】
방역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겁니다.
사회·경제적인 피해가 큰 조치기 때문에 짧고 집중적으로 2주 동안 시행해 어떻게든 대유행을 꺾는 게 목적입니다.
길게 하기 어렵다는 걸 정부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도 실패할 경우 유럽처럼 모든 식당의 문을 닫고 외출 금지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백신 접종을 마무리해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률과 중증 환자 발생비율이 미미해지기 전까지는 통제밖엔 답이 없습니다.
【 질문5 】
수도권만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비수도권으로 퍼질 가능성은 차단할 수 있는 건가요?
【 기자 】
오늘 0시 기준 국내 발생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이 77.3%죠.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비수도권 휴가지에는 벌써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휴가지인 부산은 8명까지 모임을 허용하는 거리두기 2단계지만 오후 6시부터는 3단계에 준하는 4명까지만 모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역시 해수욕장이 몰린 지역은 오후 6시부터 백사장에서 음주와 식사를 금지했습니다.
골프장의 경우 수도권은 오후 6시 이후에 2인 플레이만 가능하잖아요.
그래서 강원권 골프장에 예약 문의가 폭주했다고 하는데요.
새 거리두기는 지역자치단체가 상황에 따라 자율 판단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만큼, 풍선효과를 막을 족집게 방역이 필요합니다.
【 질문6 】
4단계면 종교 활동도 모두 비대면만 가능하죠?
【 기자 】
종교시설 모임과 행사는 모두 금지입니다.
식사도 할 수 없고 숙박도 안 됩니다.
비대면만 가능합니다.
내일이 일요일인데, 월요일부터 적용한다고 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비대면 종교활동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비수도권인 청주에서는 오늘과 내일 트로트 공연이 열리고 있고, 모두 1만 명의 관객이 입장한다고 합니다.
행사연기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 글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강행한다고 하는데, 대규모 전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방역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