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습관 고쳐주려고"...지적장애 동생 때려 숨지게 한 친형

동생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겠다는 명목으로 학대를 자행한 남성이 결국 동생을 숨지게 했습니다.

A(45)씨는 중증 지적장애인인 친동생(38)이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던 중 도벽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2019년 11월 원주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A씨는 동생에게 도벽과 과식 습관등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금 고치지 않으면 동생이 범죄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A씨의 집착은 체벌을 가해서라도 혼내야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습니다.

그해 12월 20일 오후 3시경, A씨는 동생이 마을 이웃집에서 소나무와 수레를 훔쳐온 것을 목격하고 동생의 허벅지와 얼굴을 구타했습니다.

게다가 나뭇가지와 회초리로 종아리와 엉덩이를 수차례 때린 이후에도 폭행은 이어졌습니다.

동생이 같은 날 또다시 같은 집에서 나무를 잘라서 가져오자 A씨는 플라스틱 파리채로 동생의 옷을 벗긴 뒤 허벅지와 엉덩이등을 수십 차례 때렸습니다.

결국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6시까지 파리채로 수십 차례에 매질을 당한 동생은 그날 저녁 광범위한 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속발성 쇼크사는 외상에 의해 생긴 피하출혈이 순환 혈액을 감소 시켜 쇼크를 불러와 숨진 것을 말합니다.

결국 A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 과정 중 부동산 중개를 통해 매매대금 1억2천만원을 가로채거나 매매를 위임받은 것처럼 위장해 수백만원을 뜯은 혐의까지 더해진 A씨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범행 내용과 경위, 결과의 중대성 등을 종합해보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으나,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형으로서 습관을 고쳐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으며, 범행 당시 상해로 피해자가 사망할 거라는 예측을 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4년 9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검찰과 A씨는 '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했지만 형량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원심의 형은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 있고, 형을 달리할 사정변경이 없다"며 양측이 낸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