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49인 제한'...예비부부 "당혹"

웨딩홀 업체 측, "하객들 친족 파악 어려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12일부터 2주간 결혼식에 친족 49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게 되어 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당혹스러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예비부부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의하면, 4단계 격상이 발표된 9일부터 "1년 전 추첨을 통해 어렵게 잡은 식장이라 연기도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달 말 식을 올리기로 했는데 취소 통보를 받았다"등의 글이 빈번히 올라왔습니다.

우선 이달 26일까지만 격상된 거리두기가 적용되지만, 그 이후 결혼식을 계획한 이들도 역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11월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박모(29)씨는 "이달 결혼하는 부부들이 가장 힘들겠지만, 지금은 예비부부 대부분이 자포자기 심정일 것"이라면서 "한 번뿐인 결혼식에 가장 친한 친구도 부르지 못하는 상황을 누가 반길 수 있겠냐" 며 49명 친족 제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덧붙여 "식장과 계약한 최소 보증 인원에 따라 몇 명이 오든 250명분의 식대 약 1천400만원을 고스란히 내야 하는 것도 마음의 짐"이라 전했습니다.

10월 결혼식을 앞둔 김모(32)씨도 "식장 예약 등 모든 준비를 끝내고 지인들에게 결혼식 날짜까지 알렸는데 앞으로 방역 조치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몰라 예비 신부와 함께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식을 아예 포기한 예비부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류모(30)씨는 혼인신고만 한 채 남편과 지내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 결혼식을 하려다 코로나19로 조금씩 미루던 게 결국 지금까지 왔다"면서 "식을 올릴 수 있을지 계속 기회를 엿봤지만, 도무지 답이 없어 이제는 포기 상태"라고 했습니다.

웨딩홀 업체 관계자들도 난감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갑작스러운 방역지침 변화에 결혼식 연기와 취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 웨딩홀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기 전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 "혼주에게 하객으로 올 친족 명단을 미리 알려달라고 공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웨딩홀 관계자도 "하객들이 실제 친족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지가 가장 난감하다"면서 "현실적으로 고객들에게 가족관계증명서나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전까지 하객을 여러 홀에 나눠 수용한 뒤 화면 중계 등을 하는 분리 예식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 어렵게 됐다"면서 "구청에서 '친족이 100명 이상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분리 예식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