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서 홀로 출산 뒤, 아기 버린 엄마…징역 2년 6개월

경찰에 붙잡힌 뒤, 아이 사망한 사실 알아
재판부 "홀로 출산 후, 혼란스러운 상황 감안"

지난해 11월 3일 새벽,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 앞에서 탯줄과 태반이 붙어 있는 신생아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전날 밤 10시 10분쯤 한 여성이 아이를 버리고 간 게 포착됐습니다.


포착된 여성은 집을 나와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23세 A씨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순순히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고시원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해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힘겨운 걸음으로 교회 앞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아이가 더 나은 보호자를 만나길 바라며 베이비박스 앞까지 갔다가 근처에 아이를 놓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태어나 채 하루도 살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히고 나서야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A씨는 부친과 불화로 집을 나온 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다 뜻하지 않게 임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창형)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보호관찰 1년과 사회봉사 80시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년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깊이 반성하는 점, 사건 이전부터 우울증이 심했던 점, 홀로 출산한 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벌어진 일인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는 홀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던 중에도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 사건 이후에도 직업훈련에 임하는 등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모친도 선처를 탄원하며 향후 잘 보살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