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기밀 누설' 이태종 前법원장 2심도 실형 구형

↑ 이태종 전 서울 서부지법원장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법원 내부 비리에 관한 검찰의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수사기밀을 빼돌려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에 검찰이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19일로 예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심리로 8일 열린 이 전 법원장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A판사로부터 서부지법 집행관 비리에 대한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A판사의 진술을 못 믿겠다고 판시했는데 거짓말한 사람은 A판사가 아니라 피고인"이라며 "항소심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이 전 법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을 겨냥해 "검찰은 1심 판결문을 제대로 검토하기도 부족한 바로 다음날 곧바로 항소했다"며 "검찰이 증거나 법리를 따지기보다는 변론이 마음에 안들면 상대방을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의사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일련의 사건에서 숱하게 무죄가 나왔는데 아무 사과 없이 원하는 결론이 아니라고 곧바로 기계적으로 항소하는 행태에 분노마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11월 서울서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때 서부지법 소속 집행관사무소 사무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법원 직원들에게 영장 사본 등을 빼내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