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단순 자살 사건으로 묻힐 뻔했지만, 숨진 학생이 남긴 유서에서 학교 폭력을 당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먼저 정치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광주 도심의 한 야산입니다.
등산로에서 좀 벗어난 곳에서 지난주 고교생 최 모 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니던 학교에서 1km쯤 떨어진 곳입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발견 당시 겉에 외상이 없었고, 범죄에 연루된 가능성이 낮아 보여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최 군이 전날 태블릿PC에 남긴 유서는 자살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 담겼습니다.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남긴 유서에는 학교 폭력을 당해 서러웠는데 친구들 덕분에 다닐 수 있었다며, 한 명 한 명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또, 최군이 학교에서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다른 학부모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최 군의 부모는 곧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주변 친구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학교 측은 학교 폭력이 없었고, 모범생인 최 군의 극단적 선택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전혀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애들도 다 자기한테 한 번도 '힘들다'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서…."
슬픔에 잠긴 부모는 최 군의 유해를 멀리 경남 사천에 봉안하고, 광주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엄마 어떻게 해야 해?"
최 군은 유서 끝에 "딱 일주일만 슬퍼해 달라. 엄마 아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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