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6월 25일 제주공항 출발장 면세점에 많은 사람이 쇼핑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충우 기자> |
강력한 전염성의 델타 변이가 주도권을 쥐면서 영국이나 이스라엘이 '대규모 백신 접종 뒤 재확산'이 됐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서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델타 변이가 전 세계 100개국에서 확인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미국에서 6일 연속으로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1일 기준 7일간의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주일 전과 비교해 9.08% 상승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델타 변이를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앞으로 몇 주 새 델타 변이가 (영국발 변이인) 알파 변이를 앞지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은 총인구의 47.0%가 백신 접종을 마쳤고, 18세 이상 성인 3명 중 2명(66.7%)은 적어도 1회 백신을 맞았다. 그런데도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 개시 후 감소세를 보인 신규 확진자 추이가 다시 상승전환 하고 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러시아에서는 벌써 9일째 신규 확진자가 2만명 넘게 속출했다. 하루 신규 사망자는 코로나 사태 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현재 이탈리아에서 퍼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델타 변이 비중이 22.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5월 18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델타 변이 비중이 1%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유럽 전체적으로 봐도 지난주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가 하면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쪽도 델타 변이가 번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신규 확진자가 2만명 넘게 쏟아지고 있으며 아프리카 전체로 봐도, 확진자가 전주보다 30%정도 증가했다. 아울러 방글라데시, 네팔 등 남아시아 국가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가 거의 100개국에서 확인됐다"면서 "전 세계가 매우 위험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내년 이 맘 때쯤 모든 나라의 국민 70%가 백신을 맞도록 하자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요청했다"면서 "그렇게 해야 코로나19 대유행의 극성기를 효과적으로 종식할 수 있다. 백신 공유의 보장과 확대는 일부 국가들의 집단적 능력 안에 있다"며 선진국의 참여를 재차 당부했다. 이와 함께 WHO는 오는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의를 촉구했다.
우리나라도 휴가철과 겹치면서 델타 바이러스의 수도권 확산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의 기초 재생산지수는 지난 일주일 평균 1.2를 넘어섰고, 서울과 인천·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는 1.24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수치는 매우 높은 것으로, 기초 재생산지수 1.2는 예방접종 완료자가 지역사회에 적어도 20% 이상 균일하게 분포돼야 유행을 잠재울 수 있는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통상 감염 재생산지수로 불리는 기초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권 부본부장은 "현 상황대로라면 앞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지난해 신천지 교회 감염 양상, 그리고 서울 광화문 집회 등이 유행으로 이어졌고, 이를 억제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