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父 "정보공개청구 CCTV 겨우 봤다, 정민이는 없었다"

유족 측 올림픽대로·반포대교 CCTV 확인
"자료 요구했지만 CCTV 열람만 가능"

↑ 故손정민 씨와 아버진 손현 씨 / 사진=손정민 씨 아버지 블로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정보공개청구했던 CCTV를 겨우 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손 씨는 오늘(2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세 번째 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손 씨는 “‘수명이 단축되는 날’의 블로그를 쓰고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정민이가 나왔다”며 “다 큰 모습이었고 어딘가를 가야 해서 외투를 챙겨주고 나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민이가 손을 꼭 잡아줬다”라며 당시 꿈에서 만났던 정민 씨 얘기를 전했습니다.

이어 “그 촉감이 생생했던 기억이 나고, 역시나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감지돼서 ‘정민아 다음엔 꼭 얘기해줘’ 외치다가 울면서 잠이 깼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손 씨는 “그리고도 벌써 이틀이 지났다”며 “오늘은 정보공개청구했던 CCTV를 보러 경찰서에 갔었다. 지난주부터 계속 볼 수 있는지 없는지 얘기하다가 겨우 보게 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씨는 “애초에 자료를 요구했었는데 그건 안 된다고 열람만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고, 갑자기 보니까 각도도 다르고 일반 모니터 화면으론 어디인지 알기도 쉽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손 씨는 “반포나들목 CCTV처럼 수백 번은 봐야 위치도 눈에 익고 지나가는 사람들 특정이 가능하니까 다시 한번 자료를 요청했다”면서 “달 사진도 봤다”고 말했습니다.

↑ CCTV영상을 통해 봤다고 밝힌 달 사진 / 사진=손정민 씨 아버지 블로그

손 씨는 “화면을 확대해서 보니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더라. 달 사진 어디에도 정민이는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수사를) 맡으시게 된 형사분들께 우리가 생각하는 의혹들 설명드리고 부탁하고 왔다. 이렇게 7월의 첫날이 시작됐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앞서 손 씨는 지난달 29일 “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단 것을 기자님께 들었고 뉴스로도 확인했다”며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변호사님께 전화가 왔고 내사 종결로 결정됐다고 들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야 사건 현장을 비추는 올림픽대로와 반포대교의 CCTV가 있고, 그것이 경찰 소관이라는 걸 알았다”며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당연히 안 보여줬다. 그래서 지난 26일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라고 알린 바 있습니다.

변사사건 심의위는 사망 경위가 불분명한 변사 사건에 대해 수사를 종결할지 보강수사를 할지 심의하는 기구입니다. 이에 경찰 측은 “8명의 내·외부위원이 보강수사 필요성과 변사사건 종결 여부를 종합 심의한 결과, 사건을 종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심의위 결과를 받아들여 변사 사건 자체는 종결하되 형사 1개 팀은 유족 측이 친구 A 씨를 폭행치사·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입니다.

한편 서울 자치경찰은 이번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한강공원에서 시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공원 취약지역에 CCTV 240대(155개소)를 추가하고 안전펜스 및 조명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