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인은 재주 있는 자에게 관직을 내려 이 나라를 이롭게 하려는 것이요.'
'천품은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도할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 그릇이 항아리인데 간장 종지 역할만 하게 한다면 아까운 인재를 사장시키게 되죠.
그런데 지금의 정부 인사를 보면 거꾸로 인 듯합니다. 공군 참모총장 인사가 발표 하루 만에 보류되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더니 또 바로 다음 날 임명안을 통과시키고, 또 재가까지 하는 희한한 사태가 벌어졌죠. 인사 검증에 의구심이 드는 건,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을 비롯해 청와대 인사 난맥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여당 대표마저 '인사 시스템을 돌이켜봐야 한다.'라고 했을까요.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인다.'면서도, 인사검증 라인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습니다. 결국 노무현 정부의 인사를 담당했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인사라인이 책임지지 않으면 대통령이 책임지란 거냐'고까지 물었죠. 그는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에 대한 인사실패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이럴 때는 인사수석의 목을 쳐야 한다. 참모의 목은 이럴 때 잘라내라고 달려있는 것'이라며 사표를 냈고, 이를 받아들인 노 전 대통령은 '잘못은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 여긴 세종은 과거 시험 문제로 '인재를 구해 쓰는 법'이란 걸 출제했는데, 장원급제한 강희맹의 답이 걸작입니다. '한 시대가 부흥하는 건 그 시대에 인물이 있기 때문이오. 쇠퇴하는 건 유능한 보좌가 없기 때문이다. 임금이 올바른 도리로써 구하면 인재는 항상 남음이 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인사는 만사라는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