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형 놀렸다"…친구 살해한 20대 무릎 꿇었지만, 징역 20년 구형

피고인 "가장 친한 친구였던 피해자 너무 보고 싶다"

체형으로 놀림을 당하자 화가나 흉기로 친구를 찔러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오늘(1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한 24세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폭력 행위로 불기소된 전력이 여러 건 있다"며 "이번에도 술에 취해 범행했고 도망치는 피해자를 쫓아가 추가로 범행한 점도 고려했다"고 고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A씨의 변호인은 "살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오랜 기간 피해자와 누적된 불만을 살인으로 표출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의 범행 동기는 부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사건 발생 10분 전 피고인, 피해자, 또 다른 친구 등 3명이 영상통화를 했는데 휴대전화를 서로 비추면서 피해자도 'V'자를 하기도 했다"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도발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점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재판장이 "최후진술을 하라"고 하자 피고인석 앞에서 무릎을 꿇은 뒤 "저랑 가장 친한 친구였던 피해자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며 "피해자 유족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울먹였습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22일 오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A씨는 올해 5월 23일 오전 1시 2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오피스텔 11층 자택과 엘리베이터에서 친구 B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오피스텔 11층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는 주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B씨는 오피스텔 11층이 아닌 1층 로비에서 피를 흘린 채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 저혈량 쇼크로 숨졌습니다.

조사 결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A씨의 체형을 놀리자 평소 무시당해 왔다는 불만을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