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들고 욕했을 뿐"…'복귀 무산' 이재영·이다영 입 열었다

선수 생활 위기 쌍둥이, 억울함 호소
"해명하고 싶어도 흥국생명이 막았다"

지난 2월 배구계를 넘어 사회 전반을 뒤흔든 학교 폭력(학폭) 논란의 당사자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이 여론 악화로 결국 소속팀 흥국생명으로의 복귀가 무산된 가운데, "폭로자의 내용 중 과장된 부분이 많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우리만 망가지고 아무도 안 도와줬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어제(30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 친구들에게 상처가 된 행동에 대해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사과 후 (이미) 풀었던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다영은 "한 번의 사과로 씻겨지진 않겠지만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평생 반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으나 이내 '칼을 들고 위협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칼을 들어 목을 찔렀다 이런 건 전혀 없었던 부분이다. 그걸 들고 욕을 한 것뿐"이라며 "엄마랑 선수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그 친구한테 '미안하다, 잘못했다' 했다. 그 친구도 받아주고 풀었던 일"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전 소속팀 흥국생명에 대한 섭섭함도 밝혔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에게 무조건 사과문을 쓰도록 요구했으며, 사과문 문구까지 다 보내 그대로 받아 적게 했습니다.

이재영은 "아닌 것에 대해선 분명히 밝히고 싶었으나 구단은 그렇게 해야 빨리 무마된다고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 한다고 했다"라고 억울해했습니다.

이재영은 SBS와의 인터뷰에서도 "구단이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고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달라고 했다"며 "소명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니 구단 말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그는 "계속 우리만 망가졌다.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진짜 아무도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과장' 주장에도 싸늘한 여론…흥국생명 "미등록 결정"

이재영과 이다영은 폭로자의 주장이 '과장'이라며 억분했으나 이들을 향한 누리꾼들의 여론은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 2월 이재영과 이다영은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학폭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해당 글에는 '칼로 위협했다', '부모님 욕을 했다', '강제로 돈을 걷었다' 등 21종류의 폭력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반성한다"라고 사과했고, 두 사람의 소속팀 흥국생명과 대한민국배구협회도 해당 선수들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22일, 김여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단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6월 30일 선수등록 마감일에 맞춰 이재영과 이다영을 선수로 등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논란 4개월 만에 두 사람의 코트 복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폭로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뜩이나 '무기한' 징계로 부정적인 시선이 압도적이었던 여론은 더욱 악화했고,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의 배구계 복귀 반대를 피력하고자 서울 도심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흥국생명이 두 선수를 미등록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으나 이들에 대한 싸늘한 여론이 압도적이기에 향후 쌍둥이 자매가 배구계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쌍둥이 자매에 이어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졌던 남자배구 OK금융그룹 심경섭은 임의탈퇴 되면서 사실상 은퇴로 가닥 잡혔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