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에 이어 울산에서도 20대 새내기 소방관이 불길을 뚫고 구조하다 안타깝게 순직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미룬 결혼식을 4개월 앞두고 변을 당했는데, 당시 아찔했던 탈출 장면이 CCTV에 찍혔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불이 난 3층 미용실 창밖에 소방관이 아슬아슬 매달려 있습니다.
밑에 있던 다른 대원들이 사다리를 펴고, 에어 매트를 깔자, 매달린 소방관이 뛰어내립니다.
안에 갇힌 다른 소방관 4명도 차례로 창밖으로 몸을 던집니다.
인명 수색을 위해 내부로 진입했다가 불길에 휩싸인 소방관들이 가까스로 탈출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불이 난 미용실로 올라가는 유일한 계단입니다. 갑자기 거세진 불에 이 통로마저 막혀버리면서 소방관들은 화염 속에 그대로 갇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배정훈 / 부상 소방관
- "갑자기 불길이 더 세지면서 저희가 들어온 입구 쪽을 막아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창문으로 (탈출했습니다.)"
탈출한 소방관 5명 모두 다쳤는데, 특히 구조대 막내인 29살 노명래 소방사는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하루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숨진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특전사 출신 구조 특채로 입사한 새내기였습니다.
오는 10월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식을 미루고 혼인신고 먼저 한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김태민 / 울산 중부소방서 구조대(특전사 동기)
- "특전사 동기로서, 소방 동료로서 앞으로 훌륭한 소방관이 되자고 다짐했었는데 정말 슬프고…."
소방관들의 희생 덕에 다른 시민들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노 소방사의 영결식은 모레(2일) 오전 울산광역시장으로 거행됩니다.
울산소방본부는 노 소방사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김영환 VJ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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