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수술봉합"…대리수술 의혹 병원, 혐의 일부 인정

경찰조사서 동영상 증거 본 후 혐의 일부 인정
병원 측 "반성하고 수술방에 CCTV 설치"

오늘(30일) 대리 수술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광주의 A척추 전문 병원 입건자들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피의자 일부가 수술 과정에서 간호조무사들의 봉합 행위가 있었음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다만 봉합한 행위가 찍힌 동영상 내용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을 뿐 대리 수술이 만연했다는 수백 장의 수술 기록지 내용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A병원에서는 2018년 간호조무사들로 채용된 이들이 수술실에서 의사 대신 수술을 한 내부 고발이 제기됐습니다.

내부고발자에 나선 의사는 대리 수술 정황이 찍힌 동영상과 수기로 작성한 수술 기록지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의사 3명과 간호조무사 3명 등 총 6명을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리 수술 의혹이 제기되자 병원 측은 "편집된 동영상과 자필로 적은 허위 기록지를 만들어 대리 수술 증거라는 엽기적인 행동"이라며 "조작한 증거로 대리 수술의 멍에를 씌워 성실한 직원을 범법자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소환조사에서 수술 장면이 찍힌 동영상 증거물을 본 후에는 "간호조무사가 봉합 행위 일부를 한 것 같기도 하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간호조무사가 수술 전후 봉합 등은 물론 직접 수술까지 진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수술 기록지에 대해서는 "마취과 간호사들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나, 허위 자료로 증거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A병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간호조무사가 수술 행위인 봉합을 한 것은 명백한 불법에 해당해 반성하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대리 수술 의혹 제기 후 병원 내 모든 수술방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A병원을 포함한 척추 전문 병원에서 대리 수술 의혹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순부터 전국 척추 전문 병원 16곳을 상대로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의료법상 의료진에 해당하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수술을 포함한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며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을 수 있고, 의료인은 적발 시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