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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9일 `스토킹 살인` 김태현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29일 오후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의 2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각종 진술조서, 발생보고서, 수사보고서, 통신사실조회통보, 혈흔 분석한 결과보고서 등 130개가량의 증거를 제시하며 이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김태현은 온라인게임으로 알게 된 A씨가 지난 1월 23일 다툰 이후 연락을 끊자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 3월 23일 그의 집을 찾아가 A씨의 여동생, 모친, A씨 본인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1월 23일)A씨와 다툰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A씨가 왜 그렇게 왜 연락차단을 했는지 현재까지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김태현이 1월 24일 밤 A씨 아파트로 찾아오자 "더 할 이야기 없다"며 "과거 피해스토킹 당한 적이 있고 당시 고소도 했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태현은 조사 과정에서 "A씨 집에 여동생이 있다는 건 알았으나 남자 가족이 없다는 건 알지 못했다"며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태현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청테이프 등을 마트에서 훔친 이유에 대해서는 "범행에 사용할 물건을 돈 주고 사는게 꺼림칙했다"고 밝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태현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A씨의 SNS 프로필 사진을 캡처한 파일이 다수 발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태현 측은 지난 1일 1회 공판과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씨 이외 가족을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김태현이 피해자 가족들에 대해서는 살해가 아닌 제압을 하기 위해서 청테이프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웃주민이 (범행일인 지난 3월 23일) '오후 6시30분경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했는데, 김태현이 오후 5시35분 경 범행 현장에 침입한 후 한 시간 동안 (A씨 어머니를) 살해하지 않다가 피해자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태현에 대한 통합심리분석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김태현은 처음부터 가족들을 모두 살해할 계획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범행을 방해할 경우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다. 임상 심리평가 결과 거절에 대한 높
검찰은 피해자 유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7월 19일에 열린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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