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여고생에 오물 뿌리고 폭행…10대 2명 구속

지적장애가 있는 여고생을 모텔로 유인해 오물을 뒤집어 씌우고 집단 폭행한 10대 2명이 구속됐다.
인천지법 장기석 영장전담 판사는 28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공동폭행·공동강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17)양과 B(17)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온 A양은 "장애가 있는 친구를 왜 그렇게 가혹하게 괴롭혔느냐. 죄책감 안 느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험담을 한 게 범행 이유가 맞느냐"는 물음에도 침묵했다. 곧이어 들어온 B양은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손에 든 휴대전화를 보면서 법정으로 들어갔다.
앞서 경찰은 공동상해 혐의로 이들과 함께 C군(16)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A양 등은 지난 16일 오후 9시께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지적장애 3급인 D양(16)을 폭행해 얼굴 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양의 어머니는 당시 딸과 연락이 되지 않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를 확인한 뒤 해당 모텔로 찾아가 오물을 뒤집어쓴 채 알몸 상태인 딸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양 등이 딸의 옷을 벗긴 채 때리며 린스, 샴푸, 바나나, 재떨이, 씹던 껌, 변기통 물을 머리에 붓고 동영상까지 촬영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A양과 B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자퇴하거나 퇴학을 당했고, C군은 최근까지 학교에 다녔다. 경찰은 이전에도 A양 등이 D양을 폭행한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이 A·B양외에 모텔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10대 2명도 공동상해 또는 공동상해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가해자 중 일부는 경찰에서 "D양이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해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