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죽음 지켜본 아들…"트라우마 누가 보듬나"
오늘(25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초등학생인 8살 딸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와 계부에게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습니다.
어린 딸이 사망하기 전 식사도 제대로 주지 않았던 이 부부는 대소변까지 먹여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친모와 계부로서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대소변 실수를 교정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주먹과 옷걸이로 온몸을 마구 때리고 대소변을 먹게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는 감히 가늠할 수 없다"며 "학대를 모두 지켜봤던 아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누가 보듬어 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2015년 전 남편과 헤어지고 재혼한 B씨와의 사이에서 최근 낳은 신생아를 안은 채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죽은) 아기한테 미안하다"며 "큰 아이도 (보호)시설로 가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B씨도 "딸 아이를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혼냈다"며 "되돌아보니 하지말았어야 할 명백한 학대였다"면서도 "딸 아이가 죽기를 바라거나 그걸 예상하면서까지 혼낸 건 아니었다.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B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영양실조를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찬물로 씻긴 후 2시간 동안 알몸 상태로 방치한 것"이라며 A씨에게 피해자 사망의 책임을 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A씨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옆으로 저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는 A씨의 전 남편도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고, 피해자와 그의 오빠가 2015년 5월 길에 버려져 있다가 뒤늦게 발견돼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A씨 부부는 올해 3월 2일 인천시 중구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C양은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고 당시 매우 야윈 상태였습니다. 몸무게는 또래보다 10㎏가량 적은 15㎏ 안팎으로 추정됐으며 초등생인데도 사망 전까지 기저귀를 사용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2018년 1월 A씨 부부는 C양이 이불 속에서 족발을 몰래 먹고는 뼈를 그냥 버렸다는 이유로 1시간 동안 양손을 들고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면서 처음 학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거짓말을 한다거나 대소변 실수를 했다며 주먹이나 옷걸이로 온몸을 때렸고 '엎드려 뻗쳐'도 시키는 등 올해 3월 초까지 35차례나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작년 8월부터는 딸에게 하루나 이틀 동안 식사나 물을 전혀 주지 않고 굶겨 C양은 작년 12월부터 얼굴색도 변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
C양이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A씨는 밥과 물을 전혀 주지 않았으며 딸이 옷을 입은 채 거실에서 소변을 보자 속옷까지 모두 벗긴 채 찬물로 샤워를 시켰습니다.
그는 2시간 동안 딸의 몸에 있는 물기를 제대로 닦아주지 않고 방치했으며 B씨는 움직이지 않는 C양을 보고도 9살 아들과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