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가해를 해 검찰에 송치됐던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걸었던 기대를 이런 식으로 저버리냐"며 "대선 출마는 제쳐두고 감사원장 자격도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국회에 출석한 최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거냐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생각을 정리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시사한 것에 대한 비난이다. 김 교수는 여권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기 만든 '조국백서' 출간을 주도한 인물이다.
20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김 교수는 "(최 원장이) 대선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감사원장이라는 위치를 발판으로 삼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19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최 원장은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출마하고, 재직 중 선거에 나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냐"는 최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은 다양한 판단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법 개정안 심의를 위해 출석했지만 여야는 대선출마에 대한 그의 입장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최 원장은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이 선 것 같다"는 박성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도 "여러 상황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페이스북 글에서 김 교수는 "최강욱 의원의 질문은 분명했다"며 "정치적 중립의 자리에 있어야 할 감사원장이 대선으로 직행한다면, 그간의 감사원장으로서 해온 일들은 당연히 의혹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의 감사원 감사들이 정치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구체적인 의혹의 대상으로 감사원이 지적했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전교조 퇴직교사 부정특채와 정부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거론했다. 김 교수는 "조희연 교육감의 조치는 칭찬을 받아야 하고 사회적 모범사례로 부각되어야 하는데 자네(최 원장)가 순식간에 지탄의 대상처럼 만들어버렸다"며 "한국사회의 교육 현실에 이런 정도의 사회적 이해능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감사원장 자리도 그만 두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며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해 조기 폐쇄한 사건에 대해서도 "탈원전을 위한 안전정책과 생태계 보존을 위한 대안적 사유까지 거론해야 할 텐데 지금 그럴 여유는 좀 없다"며 "(감사원의 지적이) 자네의 출마에 정치적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 정도만 말하겠다"고 밝혔다.
조국백서추진위원장인 김교수는 지난해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조국 사태로 본 정치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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