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한 육군 장병이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부실급식을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 출처 =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자신을 28사단 소속이라고 밝힌 한 병사는 "지난 15일 석식으로 일반 병사들에게 고기 한 점 없는 닭볶음탕을 제공했다"며 "코다리 강정은 양이 적어 한 덩이를 가위로 2~4번 잘라 작게 2조각씩 주고 김 하나 던져줬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격리자들 식사는 2명이 먹어도 될 정도로 넉넉하게 주고 심지어 삼겹살까지 제공했다"면서 "보고를 올려야 한다며 항상 먼저 격리자들 식사를 분배하고 사진을 찍는데 격리자들만 밥 다운 밥을 먹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일반 장병들은 뭐가 되는건지, 격리자만 신경쓰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매번 이런 식으로 보여주기식만 하는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지난 14일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해병 격리장병 `부실급식` 사진. [사진 출처 =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 |
글쓴이는 저녁 식사로 나온 밥과 돈육김치찌개, 양파간장절임, 치킨샐러드, 총각김치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올라온 사진 속 돈육김치찌개에는 고기가 한 점도 없다. 글쓴이는 "닭가슴살 한조각 집으니까 블랙홀이 생겨 국에 밥 말아 먹었다"며 "평소에도 좀 부실한 편이고, 다들 라면을 많이 먹는다"고 적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장병들에 대한 급식 질 개선을 위해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를 장병 급식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aT'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10년부터 운영 중인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이다.
국방부는 'eaT'가 장병급식에 도입될 경우 장병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메뉴를 정하고 식재료를 조달하는 게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이미 조달된 식재료를 바탕으로 메뉴를 정하는 방식이다.
또 격리 장병 급식지원 등으로 혹사 논란을 빚은 조리병의 업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1000여명의 조리병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상황병이나 통신병 등 군별 필수 인력을 제외한 행정지원 인력을 감축해 조리병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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