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나이·직업 속여 결혼해 9억 넘게 뜯어…40대 여성 집유

여성, 1심서는 모든 혐의 부인
재판부 "5억원 변제·어린 자녀 양육 고려해 형 낮춰"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속이고 유력 인사의 딸로 행세하면서 결혼을 빌미로 남성에게서 9억여원의 돈을 뜯어낸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1부는 무고·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1년 뉴질랜드에서 B씨를 만났습니다.

A씨는 당시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나이·이름·집안 배경을 모두 속여 B씨를 유혹했습니다.

나이는 8살을 낮췄고 가족들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정계·법조계·금융계 유력인사로 꾸몄습니다.

그는 자신보다 6살 많은 사람을 B씨에게 어머니라고 소개하고 약혼식을 열었고, 실제 거주하지도 않는 호화로운 집에 B씨를 초대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약 3년의 교제 동안 A씨는 B씨로부터 투자금·주식투자금 등 명목으로 9억여원을 뜯어냈고, 결혼 후에 자신의 부모가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처럼 속여 예단비로 5천만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기극이 발각돼 B씨가 자신을 고소하자 A씨는 오히려 그를 사기 혐의로 맞고소했습니다.

1심에서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항소심에서야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했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A씨가 약 5억원을 변제한 점,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형을 낮췄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