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느껴 동영상 찍어둔 광주 주민…7시간 뒤 '참사'

사고현장서 약 300m 떨어진 곳 상주하는 주민 증언
이전부터 철거공사 위험하다 느껴 민원제기
"공문 발송했다"는 내용의 회신만 전달받아

"오전부터 붕괴위험을 느꼈다."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두고 사고 당일 오전부터 예견했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습니다.

주민 A 씨는 자신을 참사 현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320ｍ 떨어진 상가건물 6층에 상주하는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오늘(11일) 한 매체에 "저러면 안 될 거 같은 데라고 생각했다. 불길했다"며 당일 오전의 목격담을 제보했습니다. 그가 목격한 작업 상황은 건물 뒤편에 약 45도 경사로 쌓아 올린 흙더미 위에 굴착기가 올라 2∼3층 부분을 철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는 "붕괴 위험을 느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철거작업 모습을 3초 분량의 동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휴대전화로 철거공사 장면을 촬영한 시각은 오전 8시 44분쯤입니다. 해당 건물은 그로부터 약 7시간 40분이 흐른 오후 4시 22분쯤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 방향으로 쏟아지듯 넘어졌습니다.

이때 정류장에 막 들어선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통째로 매몰됐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7명 가운데 9명이 목숨을 잃었고 8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A 씨는 사고 이전부터 철거공사가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이에 지난 4월 7일 국민신문고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관계 기관은 닷새 뒤인 4월 12일 "조합과 해체 시공자 측에게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만 회신했고,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