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법무실, "피해자 예뻐?" 얼평에…'시체팔이' 유족 비하

인적사항 유출 및 유족 모욕 혐의 고소장에 적시
국선변호사 "전혀 모르는 사실"
공군 법무실, 女중사 사진 돌려보며 '얼굴 평가'

공군본부 법무실에서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이 모 중사의 사진을 돌려보며 ‘외모 평가’ 등 2차 가해를 행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유족 측 변호인 김정환 변호사는 어제(7일)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던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를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 제출을 위해 검찰단에 들어서며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하는 건 이미 알려졌고, (그 외) 묵과할 수 없는 다른 혐의사실이 있다”고 했습니다.

유족 측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직무유기 혐의 외에도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가 적혀져 있다고 MBC가 보도했습니다.

국선변호인은 이 모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지인들에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인적 사항을 누설하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공군 법무실 내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한 법조계 인사 A는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집중하고, 예쁜지 안 예쁜지에 대해서 관음증적인 얼굴 평가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한 이 모 중사의 이름, 소속 부대, 임관 기수, 사진, 피해 내용까지 세세히 공유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모 중사의 극단적 선택 후에도 2차 가해는 계속됐습니다. 군 법무관들 사이에서 이 모 중사가 사망 전 남긴 동영상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유된 것입니다.

A 씨는 “고인을 욕되게 하는 말씀이어서 유감이긴 하다"며 "'동영상을 찍었다더라'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공유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공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한 유족을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유족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일종의 ‘진상’ ‘악성 민원인’ (등으로 표현했다)”면서 “법무조직 전체에서 굉장히 비난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소식에 이 모 중사의 아버지는 “극소수의 사람만 알 수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개인 신상 정보를 어떻게 그게 바깥으로 공유가 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편 피소된 국선변호인은 피해자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에 유가족 측은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유출했는지 국선변호인 및 공군 본부 법무부 사무실 관계자들을 신속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검찰단은 어제(7일) 오후 성추행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이 벌어진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회유와 은폐 의혹으로 유족 측이 고소한 상관들의 주거지도 포함됐습니다.

검찰단은 압수수색 후 자료 분석을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영구 청장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