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 영웅 유상철, 투병 끝에 사망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투병 끝에 결국 사망했다.
유 감독은 7일 오후 7시께 아산병원에서 향년 유명을 달리했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통원 치료 대신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향년 50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유 감독은 인천을 지휘하던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인천을 파이널 라운드 B 1차전에서 승리로 이끌며 강등권에서 탈출시켜 인천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 해 10월 건강이 악화돼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암으로 밝혀졌다. 유 감독은 2019시즌이 끝난 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인천은 그를 명예감독으로 선임했다.
1971년생인 유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4강을 이끌어 낸 영광의 주역 중 하나다. 1994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했고 이후 다시 울산으로 복귀해 2006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선수 시절 한국 축구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로 꼽히며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이상 선발 라인업에서 공수를 책임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 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월드컵 후에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함께 대회 공식 BEST11에 선정되기도 했다. 통산 A매치 기록은 124경기 출전, 18골이다.
유 감독의 축구 사랑은 현역 은퇴 후에도 이어졌다.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와 대전 시티즌, 울산대학교를 거치며 지도자 단계를 밟은 유 감독은 2018년 전남드래곤즈, 이듬해 인천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유 감독은 투병 중에도 병마와 싸우며 선수시절 때 보였던 강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유 감독이 뛰었던 요코하마는 유 감독의 건강 악화 소식에 응원을 보냈으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유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이달 초 성금 모금을 하기도 했다.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