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스터리 사건으로 번져 관심을 끌었던 구미 3세 여아 사건에 대한 소식입니다.
3세 여아 사건 살인 혐의로 기소된 언니 김 모 씨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아가 사망하게 된 경위가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전국부 김수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구미 3세 여아 사건과 관련해 당초 엄마로 알려졌던 여아의 언니 재판이 어제 있었다고요.
【 기자 】
네 어제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 3세 여아 언니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는 숨진 아이 친모로 살다가 아이가 숨진 뒤 유전자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졌는데요.
지난해 8월 초 이사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질문2 】
중형이 선고됐어요.
【 기자 】
검찰은 앞서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는데요.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한 공소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고, 김 씨도 법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황형주 / 대구지방법원 공보판사
- "피고인의 범행 내용과 범행 후에도 뉘우치기보다는 은폐할 방법을 찾았던 점 등을 고려해 엄한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김 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오가면서 아무 말을 하지 않았는데요.
재판을 받고 나올 때도 끝내 입을 열지 않자, 울분에 찬 시민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 "나쁜 X아, 아기 죽이고 너는 밥이 넘어가?"
【 질문3 】
더운 여름 홀로 방치돼 사망했다는 소식은 알려졌는데, 자세한 경위가 나왔다면서요.
【 기자 】
재판부의 판결문을 통해 아이의 사망 경위가 속속 드러났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 남편이 집을 나간 뒤 빌라에서 혼자 아이를 기르던 김 씨는, 한 달 뒤 현 남편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넉 달 뒤인 지난해 3월 현 남편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불행의 시초였습니다.
김 씨는 현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현 남편이 퇴근한 밤 시간대와 주말엔 현 남편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즉 낮에만 아이를 돌봤고, 밤과 주말에는 아이를 홀로 둔 채 집을 비웠던 것입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아이 식사는 어떻게 했나요?
【 기자 】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빵과 죽, 우유를 TV근처에 두고 배고프면 스스로 먹도록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돌아가면 아이는 대부분을 먹은 상태로 자거나 울지 않고 방에 머물러 있었다고 합니다.
금요일 저녁엔 평일보다 많은 양을 두고 나왔다가 월요일 아침에 돌아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5개월간 빈집에 방치된 건데요.
김 씨는 지난해 8월 10일 저녁, 빵과 우유 등을 놓아두고 빌라를 나온 뒤 더는 아이를 찾지 않았습니다.
출산이 임박해 몸이 힘들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더군다나 빌라 아래층에 사는 부모 등 지인에게도 아이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질문5 】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 기자 】
김 씨는 출산 후 아이가 굶어서 숨졌을 것이라는 걸 인식했지만 두려움에 아이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는 아이가 잘 울지 않는다는 점과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살인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또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먹을 것 하나 없는 곳에 홀로 방치된 어린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장시간 겪었을 배고픔과 외로움,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6 】
3세 여아의 친모인 석 모 씨에 대한 궁금증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기자 】
숨진 아이의 친모로 확인된 석 모 씨는 구속된 이후로도 출산한 적이 없다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세 차례 재판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없어 석 씨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양상입니다.
경찰은 다만 석 씨가 임신·출산 당시 사용한 중고 휴대전화 1대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고요,
또 베트남으로 팔려나간 석 씨의 중고 휴대전화를 국내로 반입하기 위해 현지 사용자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확보하면 이것이 스모킹건, 즉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할지 관심입니다.
석 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김수형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