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1차 백신 접종률은 13.8%까지 치솟았다. 주춤했던 접종 속도가 공급 숨통이 트이면서 높아진 탓이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5%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접종 속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날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전 예약률은 80%를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했던 80%를 넘어선 것이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아스트라 백신 사전 예약이 이날 0시 마감됐다. 최종 예약률은 정부가 목표로 했던 80%를 넘어 80.7%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연령·그룹별 예약률을 보면 60∼74세의 예약률이 80.6%다. 이 가운데 70∼74세가 82.7%이고 65∼69세는 81.6%, 60∼64세는 78.8%였다.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의 예약률도 82.4%로 집계됐다.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의 경우 68.5%로, 다른 접종군보다 예약률이 낮은 편이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누적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13.8%다. 상반기 목표치 1300만명의 54.5%인 708만6292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제공한 얀센 백신 101만2800명 분이 5일 새벽 국내에 도착하면서 접종률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도착한 얀센 백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약속한 55만명분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이다. 얀센 백신은 하역 작업과 세관 검사를 거친 뒤 2대의 수송 차량에 실려 경기도 이천·평택 물류센터로 옮겨진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자체 품질검사와 국내 배송 절차를 거쳐 이달 10∼20일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된다. 얀센 백신은 앞서 지난 3일 국내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아스트라 제네카를 비롯해 화이자, 모더나와 함께 4종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다.
4번째 백신 얀센은 두번 접종해야 하는 다른 제품과 달리 한 번만 맞으면 끝난다.
그렇다면 주춤했던 백신 접종률이 갑자기 속도를 붙게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예약 서비스'가 한 몫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잔여백신 예약신청'을 하면 지도에 '0'이라는 숫자가 대부분이지만 '1' 또는 '1' 이상의 숫자가 나오면 서둘러 예약을 하도록 자극했다는 것이다. 특히 잔여백신 신청자 중에는 5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차피 맞을 거라면 빨리 맞는 것이 좋겠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을 얀센이 이어받았다. 얀센은 사전예약이 지난 1일 0시에 시작된 지 약 18시간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은 오후 6시 4분 종료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50대의 예약 돌풍이 60대 이상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전체적으로 접종률 상승 효과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예약 돌풍 덕에 한국 접종률 순위도 급상승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1차 접종 성인 인구 순위는 89위다. 한국은 불과 며칠 전 만해도 1차 접종 순위가 100위권 밖이었다.
한편 일본경제신문 닛케이는 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예약 서비스를 두고 "한국은 정부기술을 적극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공적 마스크부터 최근 백신
실제 지난해 3월에는 한국에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요일제 마스크'를 시행하면서 양대 포털이 '공적 마스크 잔여량' 안내서비스를 실시했다. 또 최근에는 '백신 예약' 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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