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계단으로 추락했습니다.
가족들이 실종 신고까지 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해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날은 숨진 근로자의 생일이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5층과 6층 사이 계단에 발판 사다리가 설치돼 있고, 계단 아래에 안전모가 뒹굴고 있습니다.
58살 백 모 씨가 작업하다 계단 아래로 추락한 건데,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공사 현장 안전관리자 등 누구도 백 씨가 쓰러진 것을 보지 못한 겁니다.
2인 1조로 일해야 하지만, 동료는 다른 층에 있었습니다.
건설사 측은 근로자의 퇴근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공사장 작업자
- "(출입 명부 작성) 이전에는 안 했어요. (사고 이후) 지금은 하죠."
경찰의 대응도 미흡했습니다.
백 씨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면서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 단서까지 알려줬지만, 공사장을 둘러보지 않았습니다.
▶ 유가족과 경찰관 대화 내용
- "강제로 들어갈 수 없고 잠겨 있는 상태라, 그리고 현장 관리사무소 소장이나 이런 사람 거기 안 적혀 있어서 할 수 없고…."
아버지 생일에 장례를 치른 유족들은 치료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숨진 백 모 씨 딸
- "누가 자기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리면서 그대로 돌아가셨을 수도 있잖아요. 다칠 수는 있으나, 발견해서 병원만 갔어도…."
경찰은 부검 결과와 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라 건설사 관계자들을 처벌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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