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용구 폭행 직후 택시 운전 확인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수사기관이 해당 기사가 폭행당한 직후 차량을 더 운행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은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40분께 이 전 차관이 택시 안에서 기사에게 욕설한 뒤 멱살을 잡았다가 놓았고, 그 직후 기사가 차량을 약 10m 운행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전 차관은 차관으로 내정되기 약 3주 전인 당시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 도착해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 A씨 멱살을 잡아 경찰에 신고됐다.
당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근거로 이 전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같은 달 12일 사건을 종결했다. 때문에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고 경찰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택시 기사가 폭행당한 직후 차량을 운행한 정황을 확인한 만큼 이 전 차관에게 특가법을 적용해 기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실수사 의혹'을 자체 조사 중인 경찰도 지난해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과 형사팀장, 형사과장을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당시 서초서장은 경찰에서 두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형사입건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수사 담당자 등 경찰관들을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