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다" "정통 체대 출신 아니다"…행정 6급 임용 미룬 평택체육회장

↑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개시험에 합격한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쳐]

이진환 평택시체육회장이 행정 6급 공개채용 최종 합격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과 함께 재검증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평택시체육회 6급 행정직원으로 최종 합격한 A씨(33)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개채용에 정정당당하게 최종 합격한 33세 청년을 평택시체육회장이 임용거부하고 있습니다'란 제목으로 청원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3월초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개채용 시험에 도전해 정정당당하게 최종 합격했지만 아직 임용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평택시체육회측에서 "임용일이 연기되었으며 평택시체육회장(이진환)과 개별 면담 후 임용일이 정해질 것"이란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이진환 평택시체육회장은 A씨를 개별 면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회장이 '나이가 어리다' ' 한국체대, 용인대처럼 정통 체육대학 출신이 아니라서 선후배관계 형성이 잘 안되어 있다' '행정 6급 관리자는 학연, 지연의 도움을 받아야되는데 경험, 연륜이 부족하다' '평택시청에서 위촉한 면접관들이 체육전문가를 제대로 선별하지 못했다' 등의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근거로 제가 열심히 공부해 진학한 대학교를 폄하하고, 그동안 열심히 일해왔던 체육현장에서의 경험을 철저후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부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4년제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체육강사, 장애인체육회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3월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채 시험에 최종 합격한 뒤에는 채용 공고문에 기재된 임용일에 맞춰 직장까지 그만 두고 평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A씨는 "평택시체육회장은 스스로 '본인은 연극을 전행했고, 정장선 평택시장의 부탁으로 수석부회장을 맡게 됐고 여기가지 오게 된 낙하산 인사'라고 얘기하면서 공고문에 명시되지 않은 평택시체육회 인사위원들에게 재검증을 받아야 될이라고 말했다"면서 "인사위원 구성을 낱낱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택시청과 평택시체육회 담당자들이 저에게 7급으로 낮춰주면 임용을 서두르겠다고 회유를 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평택시 체육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그 회유마저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몇 주가 지나도록 양 기관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폭로했다.
A씨는 "타지에서 홀로 열심히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한 청년이 스스로 인정한 낙하산 인사의 오만과 비상식적인 판단에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일당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평택시체육회의 임용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평택시체육회장의 공개 사과와 즉각 사퇴, 아무 결격 사유없이 정정당당하게 최종 합격한 합격자의 조속한 임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이 문재인 대통령께서 늘 말씀하셨던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입니까?"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A씨의 청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평택시체육회에 전화 했지만 이 회장과 사무국장 모두 자리에 없어 통화를 하지 못했다.
회장실 연결을 부탁했지만 "회장 내선 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돌아오기도 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시체육회에서)객관적으로 (과장급 6급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리쿠크트 회사에 채용을 맡겼는데 최종 합격자의 나이가 젊고 지도자 경력 밖에 없어 내부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원래 채용 계획대로의)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시체육회의 상급기관이자 감사 권한이 있는 경기도체육회는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청원은 4일 오전 10시 현재 1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