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행 속 축전 통해 존재감…"라울 카스트로, 친근한 벗"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총서기 90세 생일 축전
"인민의 친근한 벗이고 혁명 전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0번째 생일을 맞은 라울 카스트로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그는 지난 4월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가 (3일) 라울 카스트로 루스 동지에게 축전을 보냈다”며 김 위원장이 축전을 통해 “쿠바 혁명의 원로이며 조선 인민의 친근한 벗이고 혁명 전우인 라울 카스트로 루스 동지가 부디 건강하고 행복할 것을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피델 카스트로 루스 동지와 함께 일찍이 무장하고 피어린 투쟁을 벌여 쿠바 인민의 자유와 해방을 성취하는 데 특출한 공헌을 했다"며 "온갖 시련과 풍파를 헤치면서(…) 투쟁을 승리적으로 영도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라울 카스트로 루스 동지가 반제자주, 사회주의 위업 수행을 위한 투쟁의 한길에서 우리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참다운 동지적 단결과 친선협조 관계를 강화·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데 대해 언제나 잊지 않고 있으며 높이 평가한다” 칭했습니다.

이는 카스트로 전 총서기의 사회주의 투쟁 공로를 치켜세우며, 신·구 최고지도자를 모두 챙겨 양국 간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앞서 지난 4월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는 미겔 디아스카넬 당시 대통령에게 총서기직을 넘겨주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에 62년간의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 통치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는 ‘상왕'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최장기간 공개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어 그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잠행기간에 축전이나 서한을 보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후속 대응 여부 등을 고심하며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