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경험 있다" 응답한 대학원생 65%가 지목한 가해자는 교수

학내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한 대학원생 65.5%가 '가해자는 교수'라고 밝힌 경희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경희대 성평등상담실에서 서울캠퍼스 대학원생 전체를 대상으로 '대학원생 성 인지 및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4.3%(76명)가 '학내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경희대 대학원생 313명(남성 83명·여성 2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55명, 무응답 등 제외)의 65.5%(36명)는 가해자로 교수를 지목했다. 선·후배가 가해자인 경우는 21.8%(12명)였다.
피해 유형별로는 수업 중 성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한 경우가 40.8%(31건, 이하 중복응답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거나 음주를 강권한 경우도 31.6%(26건)로 높은 편이었다.
또 응답자 상당수는 성희롱·성폭력을 겪은 뒤 모욕감과 수치감 등을 느꼈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거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어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복·불이익이 두렵거나 설령 주변에 말해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 등이 주된 이유였다.
해당 설문은 2019년 경희대 소속 한 교수가 대학원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 이뤄진 조사다. 해당 교수는 최근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구속된 상태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