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쯤 기자가 시도해보니 대기 없이 바로 예약
취재하려 다시 접속하니 대기 '수천명'
↑ 얀센 백신 |
한미 정상회담 결과 미국에서 백신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은 봤지만 그걸 제가 맞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얀센백신 얘기입니다. 설마 민방위까지 군 관계자로 쳐줄 줄이야. 새삼스레 국가에 대한 의무와 국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고찰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 얀센 백신 접종 안내 문자 / 사진 = MBN |
매일경제신문 경보분대 소속 대원인 저는 회사 관리부에서 얀센 백신 접종예약 안내 문자를 받았습니다. 소속은 MBN이지만 민방위 편제는 매일경제신문입니다. 민방위 대원들은 오는 11일까지 접종을 희망하는 경우 선착순으로 백신 접종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접종 날짜는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입니다. 예약은 https://ncvr.kdca.go.kr에서 할 수 있습니다. 문자 링크를 누르면 예약화면으로 바로 넘어갑니다. 본인인증 등 간단한 절차를 거쳐 예약이 가능합니다. 먼저 원하는 날짜를 선택한 후, 원하는 지역을 고르면 해당 지역에서 접종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안내됩니다. 이 중에서 원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면 됩니다. 안내된 의료기관 목록 가운데 일부는 비활성화돼 있었는데, 할당된 백신 물량이 모두 예약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민방위 대원으로 소속된 시민들 중에는 예약이 시작되는 새벽 0시를 노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역시 불면의 민족답게, 오늘(1일) 새벽 12시 11분 기준 대기인원이 6만 명을 넘었습니다. 대학시절 수강신청 때도 의도대로 성공한 역사가 없는 저는 일찌감치 기대를 접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잘 자고 아침 7시쯤 일어나서 시도해보니 오래 기다리지 않고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 6월 1일 새벽 얀센백신 접종 예약 대기인원이 6만 명을 넘은 모습 / 사진 = MBN |
↑ 얀센백신 예약정보 안내 / 사진 = MBN |
접종 예약을 시도한 어떤 친구는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니 영등포구청에서 민방위 대원 명단을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담당자는 아마 식은땀을 꽤 흘렸을 듯 싶습니다.
↑ 얀센백신 접종 예약 대기인원 안내 / 사진 = MBN |
항간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것에 비해 접종 예약 열기는 상당히 뜨겁습니다. 1일 오전 기준 접종 예약 시스템에는 상시 대기인원이 수천 명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얀센 백신 접종을 예약한 한 민방위 대원은 "얀센 백신의 예방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지만, 1회 접종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예약에 성공해 좋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대원은 "원래대로면 30대 남성은 백신 접종 후순위"라며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얀센은 예약만 되면 현재로서는 가장 쉽고 빠르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잔여백신의 경쟁률과 비교해봐도 얀센의 접근이 더 쉽다. 갑자기 주어진 특권같은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불안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백신과 비교해 봤을 때 얀센이 더 낫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민방위 대원은 "알려진 부작용 사례가 적다는 점을 비롯해 여러모로 AZ백신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다음에 언제 어떤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으므로 일단 예약은 했다"고
용감한 다른 민방위 대원들과 달리 저는 막상 주사바늘 앞에 서면 어떤 기분일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백신을 실제 맞게 되면 이번에는 예약 체험기가 아니라 접종 체험기로 찾아뵙겠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