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액 세트'에 필터 끼워넣고 건강보험 청구…건보 재정 87억 '꿀꺽'

【 앵커멘트 】
병원에서 쓰는 링거는 의료기기 회사에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선 치료 재료비가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링거에 필터를 붙인 제품을 쓰면, 건강보험에 편법으로 비용 청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점을 이용해 병원은 일반 링거를 써도 되는 치료에도, 필터가 붙은 링거를 무분별하게 남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샌 건강보험 재정이 6개월 간 87억 원이나 됩니다.
강대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종합병원에서는 의료진도 이해할 수 없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

「모든 치료에서 일반 링거가 아닌, 필터가 달린 링거, 이른바 필터 수액세트를 사용하라는 지침이었습니다.」

「 병원은 수액에 다른 약물을 첨가할 때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으니 필터를 써야 한다고 했지만, 첨가 약물이 없는 단순 주사도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일반 링거는 건강보험공단에 비용을 청구할 수 없지만, 필터만 부착하면 병원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필터에만 비용을 청구해야 하는데, 편법으로 수액세트 전체에 급여를 청구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종합병원 간호사
- "필터가 부착된 필터 수액세트를 쓰는 게 재정적으로 지출을 줄일 수가 있으니까…."
- "안 써도 되는 상황에 그런 걸 쓰는 거죠?"
- "네. (다른 병원도) 그냥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병원이 필터 수액세트를 건강보험에 청구하기 시작한 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필터를 급여화한 지난해 7월부터입니다.」

▶ 스탠딩 : 강대엽 / 기자
- "건강보험 재정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필터 수액세트에 「지급된 보험금은 건보공단에서 87억 원, 환자에게서 348억 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의료기기 제조회사 직원
- "병원에선 많이 사용하니까 업체 입장에서는 단가도 더 받고 더 많이 팔 수 있으니까. 당연히 필터 수액세트를 만들어서 팔려고…."

급여 청구가 급증하자 심평원은 뒤늦게 필터만 허가한 거라며 필터 수액세트는 청구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지침만으로는 병원 청구를 거절할 수 없어, 건강보험 재정에 생긴 구멍은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대엽입니다. [rentbi@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김재헌·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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