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주식도 다 찾는다…고액 체납자 1천여 명 무더기 적발

【 앵커멘트 】
현금을 수표나 주식으로 바꾸고선 "세금 낼 돈이 없다"고 버텨온 체납자 1천여 명이 서울시 38세금징수과의 전방위 조사에 적발됐습니다.
은행 예금이나 현금은 즉시 압류되니까 나름 꼼수를 쓴 건데, 이제는 안 통하겠네요.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2억 8천만 원 세금 체납자 가택에 38세금조사관들이 들이닥칩니다.

"(남편이) 저희 집에 안 들어온 지 10년 다 됐어요."

그런데 체납자 명의로 10억 원짜리 수표를 발행한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돈이 있는데 세금은 안 낸 겁니다.

"아니, 이 사람은 왜 자기 세금을 안 내서…."

현장에서 현금 1,700만 원을 압류해 체납 세금 일부를 충당했습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10개 시중은행을 통해 첫 수표 조사를 벌여, 현금을 수표로 바꿔 재산을 숨긴 체납자 623명을 찾아냈습니다.

세금 4,100만 원을 체납한 50대 사채업자는 현금 438억 원을 수표로 바꿨습니다.

체납액의 1,000배가 넘습니다.

수표가 현금보다 숨기기 쉽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자금 출처 확인과 출석 요청 등 전방위 조사에 74명이 밀린 세금 13억 원을 냈습니다.

▶ 인터뷰 : 이병욱 /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
- "체납자의 자기앞수표는 우리가 압류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택 수색을 하다 보니까 수표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수표 조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재산을 숨긴 체납자 380명도 적발됐습니다.

주식이 압류되자 "세금을 낼 테니 주식 매각을 미뤄달라"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금융자산이 체납자의 재산 은닉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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