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사기 논란' 조영남, 항소심서도 '무죄'

"기망으로 보기 어려워"
"미술이 살아있는 것 증명해 뿌듯"

그림 대작 혐의로 지난 2018년 기소된 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조영남 씨에 대해 항소심도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같은 혐의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건과는 별개의 소송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항소2부 박노수 부장판사)은 오늘(28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조 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조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제작한 사실을 구매자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를 기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조씨는 2011년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제목의 그림을 마치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인 것처럼 속여 800만 원을 받고 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 그림을 조씨가 아닌 사람이 그렸다는 공소사실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조씨는 무죄 판결이 나오자 "우리나라 현대미술이 살아있다는 것을 내가 일부분이라도 증명해 뿌듯하고, 세계 최초의 사건인데 명쾌하게 끝나서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씨는 검찰의 상고 가능성과 관련해 "미술이 살아 있다는 걸 알릴 수 있는 기회니, 나로선 고맙다"며 "또 한번 대결을 해봐야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대에 맞을 만큼 열심히, 멋있는 그림을 그리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씨는 지난 2011년 모 그림을 본인이 직접 그린 것처럼 속이고 팔아 8백만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박자은 기자ㅣjadool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