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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운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
마음을 비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속칭 '갈참'이 조직을 위해 애정을 담은 책을 내면서 내부의 반향이 크다.
김 부사장은 '잉카의 성지 마추픽추에서 항공과 도시의 초융합을 꿈꾸다(BOOKK)'를 최근 펴냈다. 모든 원고와 디자인을 손수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근무 시절 추진한 주요 사업 등을 비하인드 스토리를 곁들여 정리했다. 동시에 해당 사업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담았다.
김 부사장은 연세대 졸업후 LG전자를 다니다 뒤늦게 행정고시를 준비해 공직자(행시36회)가 됐다.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토부 항공정책과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도시계획국장, 대전국토관리청장 등을 지냈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도시계획국장(2014~2017)으로 일하며 지금의 세종시를 만드는데 일조한 장본인이다.
역시 저서에서 세종시에 대한 애착이 드러난다.
김 부사장은 대전국토관리청장 시절 "세종시 신도시인 행복도시의 규모를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확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던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행복도시가 발전되고 포화되면 그 효과가 인근 지역을 확산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빨대 효과가 나타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는 확산효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계획한 기반 인프라의 용량과 도시의 쾌적성을 고려할 때 행복도시 미확대는 국제적 명품도시로 자리매김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김 부사장은 "세종시는 정부청사 이전 만으로 자족이 불가능 하다"며 첨단 기업 유치를 통한 융복합 산학연 클러스터 조기 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BT IT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이 필요한데, 세종시에서 회수한 개발이익은 세종시에 투입하고 위탁을 받은 LH는 최소한의 관리이익만을 가져가도록 하는 사업구조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LH 처지는 이해하지만 행복도시 세종 건설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자족기능 관련 기반투자에 한정해 LH 투자비를 포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세종시 건설 과정에서 체득한 아쉬움을 현재 몸담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의 주요 사업에 대한 제언으로 이어갔다.
김 부사장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김포공항 도시재생 혁진지구 지정과 배후 지원단지 개발이 공사의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김포공항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김포공항과 서울·부천 등 외부를 연결하는 결절점, 공항과 항공사를 지원하는 시설, 항공모빌리티 연구를 위한 첨단 연구 클러스터, 지역민들의 여가공간, 공동 주택·오피스텔·호텔 등이 어우러지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며 공공성 우선 원칙, 완성도 높은 설계를 위한 설계공모방식 채택(수준 미달인 경우 전체 공모작 탈락 시켜야) 및 대중에 의한 공모 당선작 보완, 한국적 미(美) 최대 반영, 도심공항 운치 향유 최대화, 소음영향권인 강서·양천구 개발 이익 환원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김포공항 도시재생 혁신지구 지정과 배후 지원단지 개발은 위탁사업자를 포함한 사업 주체가 사업 본연의 목적 실현 보다도 단기적 이익을 더 남기고자 공공성 보다 사업성을 앞세우지 않도록 사업의 궁극적 목적과 참여자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김 부사장은 해외 공항 사업에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컨설팅 등 기술 입찰외에 공항 건설·운영 등 공격적 전략을 함께 취하면서 코로나19 등 돌발 변수로 위기에 놓인 한국 공항 산업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3년새 수주한 해외 3개 대형 사업(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 에콰도르 만타공항 운영권, 라오스 루앙프라방공항 개발)의 규모는 1조2400억원(매출 기준)에 달한다. 이는 공사가 터키· 페루 등 17개국으로 부터 지금까지 수주한 컨설팅 등 기술용역 262억 원의 47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5조2000억원 규모인 베트남 롱탄 신공항 건설 사업(11월 입찰 예정)을 따내기 위해 정부, 국내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처음 남미에 신공항 건설을 위해 진출한 우리나라가 모든 능력과 경험을 활용해 유럽인들의 침략으로 잉카제국이 못다 이룸 꿈을 실현시킨 외계인으로 추앙받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나래도 펼쳐보았다"면서 "세계적 관광지 마추픽추 관문 공항이 될 쿠스코 신공항 등을 포함해 해외 공항 사업에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피아' 비판 속에 한국공항공사 부사장으로 취임한 김 부사장이 임기 말미 조직을 위한 정책 제안적 성격의 책을 내자
공사 한 관계자는 "과거 부사장 중에도 책을 내신 분들이 있지만 시집 이거나 자신의 인생사를 정리한 성격이 강했다"면서 "묵묵히 소임을 다한 뒤에도 공항공사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책은 처음이라 여운이 남는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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