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는 학교 선생님이 만든 동물인줄 알았어요. 온라인 수업에서만 봤는데, 여기서 해치 조각을 보고 '와 이거구나' 하고 놀랐어요."
25일 오후 종로구 별별마을학교 프로그램으로 창경궁을 찾은 차루미 양(11)의 말이다. 창경궁이나 해치를 학교 온라인 수업시간에만 접했던 아이들은 창경궁 구석구석을 보며 감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1시간 30분가량 창경궁 곳곳을 탐방했다.
별별마을학교는 종로구 혁신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공예·연극·외국어 등 1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있다. 마을학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마을 교사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일종의 '마을 교육 공동체'인 셈이다. 권진희 종로구 혁신교육팀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도와야 한다는 말처럼, 별별마을학교는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교육"이라며 "종로에서 진행되다보니 역사문화탐방을 보다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창경궁 탐방은 그중 '그 곳이 알고싶다. 한옥, 궁궐, 선비까지'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섯 명의 학생 중 네 명은 서울사범대 부설초등학교의 귀국반 학생들이다. 가족들과 미국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지내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우리말도 서툴지만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을학교에 신청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활동 내내 집중하는 태도로 적극 호응했다. 최나리 해설사(66·서울시 문화해설사)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영어 표현을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아이들은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고 적극적으로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와 함께 온 학부모 최운영 씨는 "처음엔 아이가 지루해할까봐 걱정도 했는데, '신기한 역사 이야기'라며 좋아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홍근후 군(11)은 "옛날에 이런 멋진 궁을 만들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며 "앞으로도 공부를 할 때는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이들은 "기회만 된다면 경복궁, 남산타워에도 가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별별마을학교는 교육자의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학생들이나 지역사회와도 왕성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해설사는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은 한 번 하고 끝이었는데, 마을학교는 5명과 함께 8주 동안 함께 한다"며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신나고 아이들도 제대로 배워갈 수 있다"고 밝혔다.
종로구 혁신교육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학생들과 학부모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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