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동 대비 비밀 통로까지…강남 유흥주점 무더기 적발

↑ [사진제공=수서경찰서]

경찰이 지난 주말 서울 강남에서 영업제한을 어기고 한밤중까지 영업하던 무허가 유흥주점을 단속해 업주와 직원, 손님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25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2일 오전 0시30분께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주점에서 업주 2명과 직원, 손님 등 총 18명을 적발해 관할 구청에 명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실제로는 유흥주점으로 운영돼 업주들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 주점은 단속에 대비해 비밀통로를 두고 가짜 영업장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662㎡(200평) 규모의 건물을 별도의 방음장치가 된 쇠문을 설치하고 232㎡(70평), 430㎡(130평)으로 나눠,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70평 규모의 영업장을 보여주고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꾸몄다. 또 경찰이 130평 규모의 영업장을 발견하면 옆건물과 연결된 비상대피통로를 이용해 손님과 종업원을 대피시키는 방법으로 무허가 유흥주점을 상습 운영했다.
이 주점은 단속 당일에도 경찰 단속이 시작되자 옆 건물과 연결된 지하 통로로 일부 손님을 도피시키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이곳에서 밤늦은 시각에 문 열고 손님을 받는다는 첩보를 수집하고 주변을 탐문하던 중 영업 정황을 포착해 현장을 덮친 후, 옆 건물의 출입구를 차단하고 통로를 역추적해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 통로가 만들어지고 이용된 경위를 살펴 건물주에게 건축법 위반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허가난 유흥주점이 경찰의 단속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 틈을 이용해 허가나 신고가 되지 않은 업소를 인수, 영업하면서 경찰과 구청은 해당업소가 운영 중인 사실도 몰랐다"며 "유흥주점의 경우 감염병예방법으로 손님까지 처벌을 받지만 무허가 유흥주점의 경우 업주만 처벌되는 점을 이용해 고객관리까지 철저히 하는 방법으로 상습영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허가 유흥주점이 비밀통로를 이용해 가며 단속을 피하는 방식의 영업을 최초로 적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다음 달 13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등 유흥시설 6종에 지난달 9일 내려진 집합금지 조치도 이 기간 유지된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