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방뇨행위 제지하자 칼부림…1심 징역 8년

"얼굴·목은 혈관 많은 곳"…살인미수 혐의 인정
요리사였던 피해자, 미각상실·트라우마 호소

마트 안 쓰레기통에 소변을 보다가 이를 제지하는 시민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된 50대의 살인미수 혐의를 1심 재판부가 인정했습니다. 요리사인 피해자는 범행으로 미각을 상실해 직업 활동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서울 금천구 한 마트 내 물품 포장대 인근 쓰레기통에 소변을 보다 이를 목격한 피해자로부터 "이러시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피해자의 얼굴과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얼굴 주변 곳곳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A 씨 측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얼굴과 목 부위는 혈관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라며 "이곳을 흉기로 찔리거나 베이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은 일반인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리사였던 피해자는 미각을 잃었고, 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더는 요리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한 피해자 자녀들도 후유증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공장소에서 소변을 보는 데 대해 정당하게 항의한 피해자를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하려 했다"며 "폭행 등 전과가 있음에도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발생한 피해의 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