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지난지 얼마됐다고"..."전두환 소환장 누락"으로 항소심 또 연기

지난 10일 항소심에 이어 오늘도 전 씨 불출석해
오늘(24일) 항소심 연기는 법원의 절차상 실수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법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또다시 연기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광주지법 형사1부는 소환장을 제 때 발송하지 않아서 당초 오늘(2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전 씨의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하지 못하고 재판 기일을 연기했습니다.

법원은 재판 전에 피고인에게 재판 기일을 통지하고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법원의 착오로 소환장이 전 씨에게 전달되지 않아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 진행이 불가능하게 된 겁니다.

재판부는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소환장)송달이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송달을 한꺼번에 처리하다 보니 누락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까지 했고 "담당 직원에게 주의를 촉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재판은 열리지도 못한 채 7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큰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주요 재판에서 행정적 미숙으로 재판이 열리지 못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로 예정돼 있었던 항소심에는 전 씨가 불출석해 열리지 않았습니다. 전 씨에게는 나이와 주소, 등록기준지 등을 물어 피고인 본인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상 출석 의무가 있지만 법정에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전 씨는 오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법정구속 요구하는 조영대 신부

연이어 항소심 재판이 연기되자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전 씨에 대한 강제 구인장 발부 등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조 신부는 "광주에 만행을 저질렀으면 뒤늦게라도 사과하고 회개하며 죽음을 준비해야 할 나이"라고 전 씨를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재판부가 구인장 발부를 통해 전씨를 법정으로 불러내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기된 항소심 재판은 2주 연기돼 내달 14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한편 전 씨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이라고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tkfkd164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