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확충 방안에 대한 KBS 노력 소홀"
매서운 질타와 쓴소리 쏟아낸 국민들
공영방송 KBS가 KBS를 둘러싼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국민들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쓴소리를 뱉어냈습니다.
KBS는 지난 22일과 23일 양일 간 그동안 불거져 왔던 사회적 이슈인 공영방송의 역할과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로 선정된 시민 200명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토론은 KBS 수신료 관련 전무가 발표와 토론에 이어 시민참여단의 질의응답에 KBS 경영진이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시민참여단 200명은 KBS 아트홀에서 열린 'KBS의 미래 비전 국민에게 듣는 숙의 토론'에 화상으로 참여해 수신료 인상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했습니다.
시민참여단은 "코로나19로 가계 사정이 어려운데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한 번에 올리기보다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3840원'이라는 수치는 외부 회계법인이 올해부터 5년 동안 '한국방송의 기본 운영을 위한 중기 재정수지', '공적 책무 확대를 위한 57개 사업에 드는 예산 및 중기수지 영향'을 분석하고 '경영효율화와 자구 노력'을 반영해 산정한 것입니다.
시민들은 "수신료 1500원 정도 올리는 걸 반대하는 이유는 억대 연봉 논란에 보도 공정성을 지키지 못한 KBS 탓이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 겁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누적된 재원 위기를 방치만 하다가 뒤늦게 수신료 인상안에 나섰다는 점에 대해 "수신료와 광고 수입 외에도 재원 확충 방안을 마련하라"고 다시 한 번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2년 연속 임원 급여 반납, 지난해 전 직원 임금동결 등의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3-4년 안에 인건비 비중을 현재 36%에서 30% 이하로 낮추는 등의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하겠다"고 머리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안) 시행 시기는 코로나19가 진정된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하며 "현행 KBS 수신료는 40년 동안 동결 상태고 월 2500원으로 극히 낮다"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KBS 측은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KBS 재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수신료 인상 방안을 두고 국민과 KBS 사이 이견이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KBS 공론화위원회는 이번 토론 내용과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토론 전후 시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안을 만들 예정입니다. KBS 이사회는 제출된 권고안을 내달 수신료 조정안 심의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840원 인상안'도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 추후 이사회 심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콘텐츠 다양성과 보편적 접급권 보장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 등 KBS 수신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40년 만에 수신료가 인상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tkfkd164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