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택에 쥐약 보낸 유튜버, 1심 집유 "모방범죄 위험"

원 씨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선고
"일반인 관점에서 공포심 느낄만"

이명박(MB) 전 대통령 자택으로 쥐약이 담긴 택배 배달을 시도했던 유튜버가 징역형 집행유예에 선고됐습니다.

오늘(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원 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원 씨는 지난 2019년 3월, 이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쥐약과 함께 건강하라는 취지의 쪽지를 넣은 택배를 보내 공포감을 느끼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자택을 지키던 경호관이 택배 내용물이 쥐약인 것을 확인하고 버려 실제로 해당 택배가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원 씨는 재판에서 "정치 퍼포먼스에 불과했을 뿐 협박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상자가 이 전 대통령에게 도달하지 않아 협박이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쥐약은 독성이 확인된 인체에 유해한 약품이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이 같은 물건이 배송됐다면 공포심을 느낄 만하다"며 "정치 퍼포먼스라면 실제 쥐약을 사용하거나 택배로 배송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경호관은 내용물을 사진으로 찍은 후 버렸고 이를 비서관에게 보고해 경호가 강화됐다"며 "해악을 고지한 것이 상당하고 협박의 고의도 인정된다"라고 판시했습니다.


끝으로 "영향력이 있는 유튜버로서 모방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실제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편, 원 씨는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로 약 21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