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가장해 학폭한 고교생들…최대 징역 8년

법원 “피해자 장기간 재활치료 필요…책임 무거워”
장기 8년∼단기 4년 징역형 선고

동급생을 불러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폭력으로 뇌를 다치게 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고교생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법원, 가해자 2명에 중형 선고

오늘(21일)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중상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7)군과 공범 B(17)군에게 각각 장기 8년∼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범행이 이뤄진 아파트 내 주민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간 혐의로 기소된 B군의 여자친구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평소 권투를 배웠고 또래들보다 싸움에 능해 우위에 있었다며 "피해자에게 컵라면을 훔쳐 오라거나 새벽에 만나자고 요구했는데, 따르지 않자 권투 연습을 빌미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언어 능력과 운동 능력이 떨어져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해 피고인들의 책임이 무겁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소년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날 선고 공판을 앞두고 B군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합의를 하겠다며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6개월인 피고인들의 구속기간이 끝나간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소년법에 따르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은 장기 10년에서 단기 5년입니다.

피해자 어머니“골든타임 놓쳐”…한때 모금 행렬도

A군과 B군은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주민 커뮤니티 체육센터에서 같은 또래를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됐습니다. 이들은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며 2시간 40분가량 번갈아가며 심하게 폭행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에 따르면 이들은 기절해 있는 피해자를 두고 119를 부르지 않았고, 피해자를 내버려둔 채 한참이 지나 물을 뿌리고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녔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아들은 이미 맞을 것을 알고 나갔다. 가해 학생들이 아들에게 새벽에 나오라며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아들이 통금시간 때문에 혼난다고 계속 얘기하니 죽을 각오하라고 한 다음 날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같은 사건이 알려지자 한 맘카페에서는 피해학생과 부모에게 힘이 되고자 모금 활동도 벌어졌습니다. 관리자가 공개한 입금 내역에 따르면 보름동안 3461만1902 원이 모였습니다. 모금에 동참한 회원들은 수취인 통장 표시란에 ‘아들 일어나자’ ‘형아 밥먹자’ ‘힘내세요’ 등의 메모를 남기며 응원했습니다.

한편 무자비한 폭행을 저지른 고교생들에게 양형이유가 밝혀지자 “처벌이 가벼우니 피해자가 끝없이 나오는 거 아닌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본인이 저지르는 죄의 무거움을 알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9602wldud@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