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하자" 동급생 폭행…고교생 2명 최대 징역 8년 선고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 폭력으로 동급생을 의식불명 상태로 만든 고교생 2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 21일 중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군(17)과 공범 B군(17)에게 장기 8년·단기 4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과 함께 범행 장소인 아파트 내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간 혐의(폭처법상 공동주거침입)로 기소된 B군의 여자친구 C양(17)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군 등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가 동급생 D군(17)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스파링을 하자"며 D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쓰게 한 뒤 2시간 40분가량 번갈아 가며 폭행했다. D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 불명 상태였다가 한 달여 만에 깨어났으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권투 연습은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명분에 불과했다"며 "피해자는 머리 보호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잔혹하게 폭행을 당했고 생명을 거의 잃을 뻔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언어 능력과 운동 능력이 떨어져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학교생활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며 "피고인들의 책임이 매우 무겁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소년인 점 등은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