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건지, 요즘 유독 정치권에서 노 전 대통령이 많이 언급되는데요. 김은미 기자의 백브리핑에서 이 내용 다뤄보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노찾사가 언급되던데, 노사모는 들어봤어도 노찾사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 기자 】
네, '노찾사', 노무현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내년 3월 대선에 나가려는 사람들은 다 노찾사에 해당이 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전이 열렸습니다.
여기에 보시는 것처럼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총리가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 저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직접 들어볼까요?
『SYNC: 정세균 / 전 총리 (어제, 추모 전시)
"서울시청 앞에서 상주 역할을 하면서 그 여러 날 많은 시민들을 만났죠. 정말 그때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이렇게 많구나' 그걸 그때 깨달았고. 그러면서 정말 그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것이 우리들의 구호 아니었습니까? 그때가 다시 생각이 납니다. 대통령께서 지금 다 이루지 못한 꿈이 있으시죠. 노무현 대통령께서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이뤄야 될 그런 책무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SYNC: 이재명 / 경기지사 (어제, 추모 전시)
"저는 사실 노무현 대통령님과 개인적 인연은 없습니다. 딱 한 번의 인연이 있었다면 제가 사법연수원에서 돈도 없고 경력도 없는데 가서 과연 먹고 살 수 있을까 고민을 할 때 우리 대통령님께서 그때 강연을 오셔가지고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 이런 명확한 지침을 주시는 바람에 제가 과감하게 26살에 변호사 개업을 해서 소위 작게나마 인권운동, 노동운동 지원을 하며 시민운동을 해왔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제가 적게나마 공정한 사회, 함께 사는 대동세상으로 펼쳐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내가 그때 상주 역할을 했었다'라고 강조하고, 이재명 지사는 사법연수원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연 왔던 기억을 유일한 인연으로 내세웠습니다.
두 사람 다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은 아직 안 했지만, 이 발언만 두고 봐도 이미 대선 출마 선언을 한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너도나도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세상을 내가 뒤이어 완성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추모전에서 노 전 대통령 얘기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 기자 】
네, 어제 저 자리는 분명 그럴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근데, 정치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나온 건 사실 한참 전부터입니다.
지난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 당시 도전장을 내밀면서 봉하 마을을 찾았었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사람 사는 세상. 서울시장이 되어 당신의 정신을 계승하겠습니다"라구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인물, 이광재 의원도 최근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죠.
이광재 의원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진즉부터 이야기해왔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SYNC: 이광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노무현 대통령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는데요. 배부르고 등 따시고 더럽고 치사한 꼴 안 보는 세상, 상식이 통하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이런 걸 추구하셨는데요. 우리는 이제 미래에 대해서 좀 강력한 도전을 하고 새로운 기회의 나라를 만들자는 얘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광재 의원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꾼 미완의 나라를 완성하겠단 얘기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여권 인사들만 노 전 대통령을 찾은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 기자 】
네, 무소속 홍준표 의원 최근 국민의힘 복당 문제로 연일 논란이죠.
홍 의원이 막말을 한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트럼프가 품격이 있어서 대통령이 됐나"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보수 우파 진영에서는 막말 대통령이었다고 비난한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사상 가장 소탈했던 분" "품격이 위선과 상통할 때가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라고요.
'노 전 대통령처럼 나도 막말을 하는 게 아니라 소탈한 거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홍 의원 말고,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 윤석열 전 총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무려 2달 전에 언급했었습니다.
윤 전 총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타고난 정치적 감각은 메시이고 호날두인데, 이 정권 사람들은 그걸 따라 하려고 하지만 그만큼 되지는 않는다."
또, "(노 전 대통령은) 누구한테 발탁 받지 못했지만 천부적으로 커온 그런 탁월한 정치인이다. "라면서, 현 정권은 비판하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타고난 인물이다'라고 상당히 높게 추켜세웠습니다.
【 앵커 】
너도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찾는데, 정작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집니다.
【 기자 】
유시민 이사장,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한 이야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주 했던 말 "강물처럼"을 들었는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말은 '정말 좋은 사회'라는 '바다'를 뜻하는데, 이 바다로 가려면,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계속 흐르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든 강물을 다 안아주는 바다 같은 사람으로 국민들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노무현 정신을 들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데 쓰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앵커 】
굳이 노무현 정신을 들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일은 없을수록 좋겠죠.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