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80대 접종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30분 간격으로 2번이나 접종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방문자의 접종 이력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의료진의 착오로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접종을 잘못한 경우가 12건이나 더 됐습니다.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28일, 광주 서구 예방 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치매 환자 80대 남성 A씨.
15분 동안 이상 반응 관찰을 마치고 밖으로 나선 A씨는 치매 증상으로 접종 사실을 잊고, 다시 주사를 맞겠다며 입구로 들어섰고,
의료진은 돌아온 A씨에게 같은 백신을 또다시 접종했습니다.
같은 날 접종을 마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해당 방문자가 이미 접종을 했는지, 접종 이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의료진의 착오 때문이었습니다.
▶ 인터뷰(☎) : 광주 서구 보건소 관계자
- "접종을 안 하셨다고 해서 신원 확인 차원에서 대상자 인적사항과 접종 일자만 확인하고 다시 또 들여보낸 거죠."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담당 의료진은 곧바로 질병관리청에 '과용량 접종자'로 보고했습니다.
이후 매뉴얼에 따라 7일 동안 이상 징후 등을 관찰했고, 특별한 이상 증세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는 게 해당 보건소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현재 폐렴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방역 당국은 중복 접종과 연관성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천은미 /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용량이 많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면역 반응이 세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좀, 면역이 약한 분들은 힘들어하실 수가 분명히 있어요."
이 같은 접종 오류는 그동안 13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정보다 빠른 접종이 10건, 중복 접종이 3건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등록 시스템을 바꾸고, 이름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등도 확인해 개인의 접종 이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