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중대 범죄자라도 의견 표명 자유 보장돼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으로 18년 형을 선고받아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가 딸 정유라 씨에게 편지를 작성해 독자 투고했습니다.
오늘(14일) 문화일보가 게재한 ‘사랑합니다’ 독자 투고 칸에 최 씨는 ‘딸 정유라에게: 철창 너머 너와 손주가 내 존재 의미, 소중히 살아주고 버텨주길’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최 씨가 편지를 작성하게 된 이유는 해당 언론사 투고란을 주기적으로 보며 따뜻함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각박한 세상에 풍요로움을 주는 많은 사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가정의 달 5월에 우리 딸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직접 글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최순실 씨는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유라야! 엄마는 너에게 매일 글을 쓰면서,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어. 이 생애를 살면서, 너와 내가 같이 살았던 시간보다 헤어지고, 떨어져 있었던 순간이 더 많았고 앞으로도 더 많을 것 같음에 가슴 저리는 고통이 늘 엄마를 힘들게 해”라고 적었습니다.
최 씨는 “유라야! 넌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말을 사랑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던 맑고, 깨끗한 아이였어”라며 “햄스터랑 거북이를 사 가지고 엄마에게 들켰다가 너를 눈물 빠지게 혼냈던 엄마가 이젠 후회스럽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만 준 나쁜 어른들 때문에 그 좋아하던 말을 못 타게 되고” “네가 사랑하고, 노력해왔던 말들을 떠나보내면서 얼마나 서럽고 아팠겠니”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정유라 씨가 최 씨의 삶의 존재 이유라고 밝히며 말들과 함께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너와 우리 손주들을 보면서 그 순간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고 살아남고자 하는 이유”라며 “못된 어른들의 잔인함에 희생된 너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구나. 우리 딸이 그 먼 길을 어린 손자들과 엄마를 찾아오는 그 발걸음이 고맙고, 항상 걱정이 된다”며 아이들을 보며 버텨달라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세상은 너를 봐주는 소중한 아가들이 있고, 갇혀 있지만 너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늘 가슴에 간직”하고 “너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서 희망으로 이겨내길 바랄게”라며 글을 마쳤습니다.
문화일보 측은 최 씨의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했다고 밝혔습니다. 편집국 내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지만 “헌법 제21조 제1항에 규정된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표현의 자유와 권리의 인정 측면에서 지면에 싣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중대 범죄자라도 사상과 의견 표명에 대한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러나 투고 내용 중 “대회를 나갈 수는 없었지만, 그 시합을 보기 위해 일어섰던 너의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단다. 그러면서 따낸 국가대표도 허망하게 빼앗기고”에서 “국가대표도 허망하게 빼앗기고”부분은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틀린
또한 문화일보 측은 투고에서 사용된 ‘나쁜 어른’ ‘못된 어른’ ‘희생된’ 표현 등은 국정농단 사건의 통점을 바꾸는 내용은 아니라고 보고 게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9602wldud@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