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 "손군, 3시 40분쯤 자고 있었다"
경찰, A씨 신변보호 나선다
한강공원에서 친구 A 씨와 술을 마시다 실종돼 숨진 채로 발견된 대학생 故 손정민 군(22)의 아버지가 경찰 수사를 촉구하며 실종 당일 A 씨 가족이 한강공원에 있던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오늘(12일)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손 군의 아버지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A 씨 가족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찾으려는 느낌이 아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손 군의 아버지가 경찰서에 제출한 영상에는 지난달 25일 오전 5시 30분쯤 반포공원을 찾은 A 씨 가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중앙일보가 공개한 사진에서 A 씨는 한강공원 자전거 대여소 인근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뒷짐을 진 채 자전거 도로 인근을 배회했고, A 씨 부모는 놀이터 쪽을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술에 취한 듯 비틀대며 공원 도로에 뻗거나 부모와 이야기하던 도중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상과 관련해 손 군의 아버지는 "사람을 찾으려면 시선이 아래로 가야 하는데, 위를 쳐다보며 CCTV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모습이었다"며 "A 씨 아버지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습 등을 봤을 때 사건을 수습하는 모습으로 보일 뿐 아이를 찾는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A 씨 측은 손 군의 어머니에게 오전 5시 29분쯤 "손 군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영상은 연락을 취한 이후의 모습으로, 이에 일각에서는 A 씨의 주장대로 A 씨 가족이 손 군을 찾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 군의 아버지는 또 A 씨 아버지의 휴대폰도 포렌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 군의 아버지는 "CCTV에 따르면 A 씨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모습이 찍혔다"며 "누구와 전화를 했는지 A 씨 아버지의 휴대폰도 포렌식해 밝혀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한 목격자는 손 군이 실종된 날 오전 3시 40분쯤 자고 있던 손 군의 옆에 A 씨가 서 있는 걸 봤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시 A 씨가 손 씨를 깨우면서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것 같았다", "두 명 모두 만취 상태로 구토하는 것도 봤다"는 내용의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의문점이 가득한 실종 당일 오전 3시 40분부터 A 씨가 홀로 한강공원을 떠난 오전 4시 30분까지 50분간의 행적에 대해 목격자들이 공통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손 군과 A 씨 근처에 있던 목격자들은 술에 취해 쓰러진 손 군과 그 옆에 앉아있던 A 씨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손 군이 바닥에 누워있었고 A 씨가 인근을 서성이다 다시 손 군의 옆에 누웠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상황 재구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제보라고 판단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손 군은 지난달 24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 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실종됐습니다. 이후 손 군은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실종 현장과 근접한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손 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친구 A 씨는 손 군의 휴대폰을 가지고 귀가한 점을 비롯해 토사물이 묻었다는 이유로 신발을 버린 사실 등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경찰 측은 오늘 A 씨를 비롯한 A 씨 가족들의 신상 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된 점을 고려해 A 씨에 대한 신변 보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