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 날은 매년 5월 11일로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에서 보건복지부가 지정했습니다. 입양의 날부터 1주일은 ‘입양주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날을 '입양 진실의 날'로 선언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입양의 날'에 입양인과 입양부모, 미혼모 등 친생가족의 이야기가 골고루 담겨야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 2020년 5월 11일 입양 진실의 날 선언문 / 출처 =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 |
↑ 사진 = 연합뉴스 |
정인이는 입양된 가정에서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학대 끝에 숨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유튜브 ‘JTVC_제이TVc’에는 정인이 양모인 장 모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가 공개됐습니다. 해당 편지의 입수 경로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 정인이 양모 장 모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 / 출처 = 유튜브 JTVC_제이TVc 캡쳐 |
편지는 모두 5장 분량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남편 하이 ^⌣^”로 시작한 편지는 어린이날 전날이었던 지난 4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신의 수감생활을 담당하게 전하면서 ‘ㅋㅋㅋ’ 등 웃음을 뜻하는 표현도 자주 사용했습니다. 편지에는 예수가 물에 빠진 인물을 구해내는 그림을 찢어 붙였습니다.
↑ 정인이 양모 장 모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 / 출처 = 유튜브 JTVC_제이TVc 캡쳐 |
↑ 정인이 양모 장 모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 / 출처 = 유튜브 JTVC_제이TVc 캡쳐 |
자신의 친딸에 대한 언급도 했습니다. 장 씨는 "영어책 살 때도 한글책이랑 똑같은(6세 이상) 수준으로 읽어주면 돼요. 어차피 알아들으니까“라며 자녀 교육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집에서는 영어! 밖에서는 자유롭게 ㅋㅋㅋ 근데 또 ‘무엇 때문에?’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라면서 “진짜 이민을 가게 될지로”라고 적었습니다.
또 “주식 정리도 잘했다”며 “신기한 게 어젯밤 뉴스에 딱 주식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는 뉴스 나오던데^^” 등 주식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정인이에 대해서는 “동물 그림 붙여주면서 코코 찾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면 입양 가족들이나 율하(정인이) 생각도 나게 될 테고 ㅠ 새로운 강아지가 생기면서 예전 코코를 잊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이라며 단 한 차례 언급하는데 그쳤습니다.
↑ 정인이 양모 장 모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 / 출처 = 유튜브 JTVC_제이TVc 캡쳐 |
시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최고의 시어른들이세요”라며 “멋진 아들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손녀도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편지의 발신자로 추정되는 장 씨와 남편은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 씨는 살인과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남편은 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장 씨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 열릴 예정으로 검찰은 장 씨에게 사형을, 남편 안 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장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편지가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다시금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죽은 정인이만 불쌍하다”거나 “거짓 반성문으로 감형받아 이민 갈 생각이라니” 등 장 씨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 2021년 1월 14일 MBN 단독보도 "후회한다"…정인이 재판 이틀 전 제출한 뒤늦은 반성문 / 사진 = MBN |
앞서 지난 1월 MBN이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한 정인이 양부모의 반성문에서는 일부 학대를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반성문에서 장 씨는 "아이 학대치사 혐의로 남부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장 아무개라고 한다"며 "둘째 딸이 죽고 단 하루도 아이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딸을 잃은 남편, 손녀를 잃은 부모, 동생을 잃은 첫째에게도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정말 너무 보고 싶고, 다시는 만질 수도 없고, 안을 수도 없어서 미칠 것 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반성문에는 유독 '짜증'과 '스트레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전략으로 결국 살인죄를 피해가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정인이 추모 글 / 사진 = 보배드림 캡쳐 |
한편,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와이프가 오늘 갑자기 고백을 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저랑 상의없이 돈을 조금 썼다고 처음에 약간 당황했는데 이유를 듣고나니 와이프가 자랑스러워져서 글을 올린다”고 적었습니다.
작성자의 아내는 서울 송파구의 한 전단지 광고판에 “정인이를 기억해주세요
작성자는 “10개월 애기를 키우는 부모입장이라 정인이 일에 마음을 쓰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행동을 옮길지는 몰랐다”며 “스스로 좀 반성하게 되고 와이프가 멋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글에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격려와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